◀ 앵커 ▶
전 세계에서 위협이 커지고 있는 기후위기, 특히 아시아지역의 피해가 심각하다고 합니다.
MBC 기후환경팀은 라는 연속기획을 전하고 있는데요.
지난달 방글라데시를 취재하고 돌아온 김민욱 환경전문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지난주 수요일에 방글라데시 해수면 상승 피해 리포트 저희가 전해드렸습니다.
정말 심각하더라고요.
◀ 기자 ▶
네. 실제로 보면, '와 정말 여기서 사람이 살고 있다고?'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충격적입니다.
준비 과정에서 해외 언론의 짧은 영상과 사진들, 위성 사진을 보고 갔는데도 불구하고 저도 무척 놀랐습니다.
못 보신 시청자분들을 위해 영상을 조금만 보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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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시간 넘게 강줄기를 따라 내려가던 보트 너머로 작은 섬마을이 나타납니다.
위태로운 마을의 모습.
나무 밑동과 집의 기둥이 다 물에 잠겨있습니다.
다른 집들과의 연결로가 끊긴 채 홀로 물에 떠있는 집들도 여럿입니다.
방글라데시 서남부, 갠지스 삼각주에 위치한 마을 칼라바기.
집 안은 어른 둘이 간신히 몸을 누일 정도의 공간뿐입니다.
[존도 탄다르/칼라바기 주민]
" 네. 전기도 들어왔고 태양광 발전 설비도 있었어요."
◀ 앵커 ▶
그러니까 저 마을이 기후변화로 해수면이 올라가면서 저렇게 됐다는 건데, 몇 년 전만 해도 저런 모습이 아니었다면서요?
◀ 기자 ▶
맞습니다.
지금 보시는 화면이 칼라바기 마을의 예전 모습 위성사진인데 원래 이렇게 길게 뻗은 반도 모양의 마을이었습니다.
그런데 마을 폭이 점점 줄어들더니 불과 몇 년 전에 마을이 뚝 끊어지고 이렇게 섬이 돼 버렸습니다.
지금은 이 위성사진보다도 더 악화 됐습니다.
이 방글라데시 남부 갠지스 삼각주는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넓은 해안 저지대입니다.
해수면 상승과 열대성 폭풍, 지반 침하로 지난 25년간 약 26센티미터 정도 해수면이 상승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칼라바기와 같은 삼각주 저지대 마을은 큰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거죠.
◀ 앵커 ▶
기후변화로 피해가 모두에게 공평하지 않다는 기후불평등이라는 말을 우리가 쓰는데, 그 단어가 좀 떠올랐습니다.
저분들이 마을을 못 떠나는 게 아무래도 좀 현실적으로 돈이라든지 이런 부분들 때문이겠죠.
◀ 기자 ▶
네, 맞습니다.
기후변화는 온실가스 때문인데 저 방글라데시 시골에서 농사짓고 물고기 잡던 분들이 온실가스를 배출했으면 얼마나 배출했겠습니까?
하지만 기후위기의 피해는 유독 저렇게 저개발 국가에서 도드라집니다.
저 칼라바기 주민들도 원래는 자기 소유의 농지도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농지가 물에 잠겨버리니까, 뭐 어떻게 할 수 없는 거죠.
물론 마을을 떠난 사람들도 많긴 합니다.
정부도 정착촌을 지어주고 있고요.
하지만 이주민들 상당수가 도시빈민으로 전락하고 있고요.
이주한 곳 역시 기후변화의 위협에서 자유롭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 앵커 ▶
해마다 여름이 되면 방글라데시나 인도에서 큰 홍수가 발생했다 이런 기사가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이번에도 방글라데시 피해 지역을 취재하고 왔다고요?
◀ 기자 ▶
이번에도 홍수 피해 지역을 취재했는데요.
국내에서 침수나 산사태 피해를 여러 번 촬영했는데 방글라데시의 피해는 정말 심각했습니다.
10월 1일에 방송했던 리포트 일부 먼저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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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수도 다카 동남쪽 쿠밀리아의 부르부리야 마을.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들도 처음 보는 거대한 홍수로 100미터 길이의 둑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홍수가 난 지 한 달이 넘게 지났지만 아직도 복구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세 아들 부부와 함께 살던 누루 미야 씨.
한 달째 나뭇가지에 비닐을 얹은 곳에서 잠을 자는데 그나마 절반은 염소 차지입니다.
[누루 미야/부르부리야 주민]
"(둑방길에서 며칠 잤는데) 둑을 다시 쌓는다고 떠나라고 했어요. 그래서 비닐로 천막을 쳐서 염소들이랑 밤에 같이 자고 있어요."
◀ 앵커 ▶
방글라데시에서 홍수의 빈도와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저 피해 지역이 아이들이 마음이 많이쓰이더라고요.
◀ 기자 ▶
저도 이번 취재과정에서 만났던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한밤중에 갑자기 집이 물에 잠겨서 가족들과 급하게 할아버지 집으로 피했는데, 너무 무서웠다는 모하메드.
또 해마다 홍수가 나는 곳에 살다 보니 학교 가는 길에 옷이 다 젖어서 교복을 한 벌 더 챙겨간다는 고등학생 마수다.
이 먹을 것과 잘 곳뿐 아니라 기후변화는 아이들이 교육받을 기회마저 빼앗고 있었습니다.
◀ 앵커 ▶
참 안타깝습니다.
9월에 네팔 편 저희가전해드렸습니다.
기후 환경팀이 왜 아시아 지역에 집중하고 있는지 또 어떤 취지가 남아 있는지 궁금합니다.
◀ 기자 ▶
시작은 지난 4월 세계기상기구가 낸 2023년 지역별 기후보고서였습니다.
아시아 지역이 2023년에 기후 관련 재해로 세계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세계 각국의 기후위험을 평가하는 독일의 저먼워치라는 기관이 있는데, 이 기관의 2020년 세계기후위험지수 1위부터 10위 중 7곳이 아시아 국가이기도 했죠.
그만큼 한국이 속한 아시아의 기후위기 피해가 전 세계에서도 가장 심각합니다.
기후변화가 이대로 계속된다면 곧 우리에게 벌어질 일일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국제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 를 준비했습니다.
지난주에 다른 동료 기자들이 몽골을 취재하고 돌아왔고요.
11월에는 베트남 취재도 예정돼 있습니다.
◀ 앵커 ▶
많은 관심을 우리 시청자 여러분께도 관심을 부탁드리겠습니다.
김민욱 환경 전문 기자였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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