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11월이 됐네요. 이제 닷새 남은 미국 대선이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 지금은 어디에 가장 분석이 집중되고 있습니까?
<기자>
아무래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에 우리는 가장 관심이 많습니다.
만약에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된다고 하면 바이든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를 대체로 유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지금 대처하고 있는 대로 하면 된다는 거죠.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게 되면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들을 상당 부분 뒤집으려고 시도할 텐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상당히 높기도 하고요.
지금 미국에서 현실성이 높다고 나오는 얘기가 이른바, '레드 스윕'입니다.
한 마디로 트럼프의 공화당이 대선과 함께 치러질 상하원 의회 선거까지 전부 휩쓸어서 다수당이 되는 시나리오입니다.
8년 전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나왔던 바로 그 모습이기도 합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의회의 지지까지 받을 수 있는 환경에서 집권하면서 기존 정치인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실제로 세계 경제와 정세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이 8년 전 모습이 재현될 수 있다, 이게 지금 미국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시나리오입니다.
<앵커>
트럼프가 되면 방위비 재협상 문제도 있고 쉽지 않은 과제가 많아질 텐데, 그중에서도 가장 걱정되는 것 하나 들면 뭡니까?
<기자>
경제에서 우리에게 가장 걱정되는 건 역시 관세입니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FTA, 자유무역협정을 맺고 있어서 지금 미국으로 나가는 수출품에는 거의 관세가 붙지 않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른바 보편관세, 전 세계의 대미 수출품에 10~20%의 관세를 붙이겠다는 공약을 밀어붙이고 있죠.
그리고 우리나라에 대해서는 미국에서 많은 돈을 벌어가는 부자나라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는 걸 거듭 밝혀왔습니다.
그래도 자유무역협정이 있는데 대통령 마음대로 우리나라에 관세를 막 부과할 수 있겠느냐, 미국은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자유무역협정까지 맺은 나라에 의회를 거치지 않고 대통령 권한으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구멍을 94년 전에 만들어졌지만 한 번도 실시된 적은 없는 법에서 이미 트럼프 측근들이 찾아놨습니다.
아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아마 우리가 자주 듣게 될 가능성이 있는 관세법 338조입니다.
또는 레드 스윕 의회까지 공화당이 다 휩쓴 상황에서 아예 확실하게 새로운 법을 만드는 걸 추진할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그래서 만약에 우리에게도 미국이 정말 10~20%의 보편관세를 부과한다.
그러면 우리나라의 총수출액은 적어도 연간 222억에서 448억 달러 정도 줄어들 거다.
적어도 연간 30조에서 60조 원가량의 수출액이 증발해 버릴 거라는 게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내놓은 추산입니다.
<앵커>
이 수치가 미국으로 수출하는 것뿐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도 타격이 있을 수 있다. 이렇게 본 거죠?
<기자>
대미 수출만 보면 최대 42조 원 정도가 줄어들 걸로 봤는데요.
전 세계의 무역장벽이 더 높아지는 모습이 나오면서 전반적인 우리의 수출 타격은 그보다 훨씬 클 수 있다고 본 겁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보편관세보다 훨씬 더 큰 관세를 매기려고 하고 있는 중국을 비롯해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나라들이 한국에서 사가는 중간 부품들, 중간재들 이런 것도 골고루 덜 팔릴 거고요.
또 미국에 대해서 보복관세를 매기겠다는 다른 나라들의 움직임까지 나올 가능성을 고려하면 최대 61조 원 정도의 수출을 해마다 못 하게 된다.
그만큼 전 세계의 무역장벽이 두터워진다, 이런 추산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수출이 타격을 받게 되면, 우리나라의 실질 GDP가 최대 0.67% 줄어들 수 있다고도 내다봤습니다.
다만 만약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국에는 관세를 면해주자, 관세대상국에서 빼자 이렇게 나오면 우리 GDP가 오히려 0.1에서 0.24%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추산도 나왔습니다.
관세를 매기는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 반사이익을 누릴 거란 거죠.
하지만 이 경우의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도 내다봤습니다.
만약에 우리나라를 보편관세에서 제외시킨다고 해도 미국의 무역적자가 크다고 생각하는 몇 가지 주요 품목에 한해서는 미국이 무역장벽을 높이려 할 가능성이 크다, 협상전략을 미리 세워둬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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