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이 세계적인 안보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오늘(1일)은 북한군 파병과 관련해서 주목해 볼 만한 몇 가지 포인트들을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북한군의 전투력 부분입니다.
이번에 파병되는 북한군의 전투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아직까지 검증된 것이 없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져 있는 건 이번에 파병되는 군인들이 북한의 최정예 특수부대인 폭풍군단 소속이다라는 정도입니다.
김정은이 지난 9월과 10월에 특수부대 훈련을 참관했을 때를 보면 '차력 쇼'라고 할 정도의 각종 격파 훈련과 강도 높은 체력 훈련이 행해지는 것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상당한 전투력을 갖고 있다라고 추정해 볼 수 있는 대목이죠.
하지만 또 다른 측면을 보면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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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파병된 북한 군인들은 주로 20대고 10대도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어린 나이가 있는 이유는 북한과 같은 경우에 고급 중학교 우리 식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거의 군대에 가기 때문입니다.
입대한 지 얼마 안 된 사람이 파병을 가게 되면 10대 파병 군인도 있을 수 있는 겁니다.
이렇게 어린 나이에다가 또 한 가지 볼 부분은 조국과 가족을 위해서 지금 전투에 나가는 게 아니라 이역만리에서 다른 나라를 위해서 싸워야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북한군의 전투 의지가 그렇게 높을 거라고 보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만약에 북한군이 이번 전쟁에서 전쟁의 판도를 바꿔놓을 정도의 높은 전과를 올린다면, 러시아로부터 상당한 반대급부도 받게 될 것이고, 북한군의 정치 군사적 영향력도 높일 수 있게 될 텐데요.
반대로 거의 별 전과 없이 사상자만 늘어가게 되는 상황이라면, 북한과 러시아의 갈등이 높아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두 번째로 볼 부분은요.
북한군의 작전 지휘권을 누가 갖게 될 거냐 하는 부분입니다.
만약에 북한군이 일정 지역의 공격과 방어를 통째로 담당하는 독자적인 지휘권을 갖게 된다면, 그 지역에서 독자적인 전투 역량, 작전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 나오는 얘기를 보면은요.
북한군에게 러시아 군사 용어를 교육하고 있다 러시아군이 북한군과의 소통을 위해서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다 이런 얘기가 나온 걸로 볼 때 북한군이 독자적인 지휘권을 갖는 게 아니라 러시아군에 편제돼서 작전을 하는 걸로 보입니다.
문제는 북한군이 이렇게 러시아군 편제로 들어가게 되면 막대한 사상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지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시작하고 나서 러시아군 사상자가 60만 명에 이른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인명피해가 이렇게 많은 이유는 러시아가 아직도 1차 대전 식의 인력 소모전 방식의 전쟁을 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북한군이 러시아군 편제에 들어가게 되면 독자적인 전투 역량과 관계없이 러시아군 식으로 전쟁을 하다 보니까 막대한 인명피해가 나올 수밖에 없고 이렇게 되면 북러 간의 갈등으로 불거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살펴볼 부분은 북한군에서 귀순자가 발생할 경우입니다.
전쟁을 하다 보면 북한군 포로가 발생을 하겠죠.
이런 포로 신문 과정, 그리고 또 북한군 포로들이 수용소에 수용돼 있는 과정에서 나는 남한으로 가겠다 이렇게 남한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정원도 귀순자가 발생하면 받아줘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을 한 상태입니다.
[이성권/국회 정보위 국민의힘 간사 : (북한군 포로는) 우리나라 헌법상으로 우리나라 영토에 있는 국민의 한 사람이기 때문에 국제법적으로나 국내법적으로 봤을 때 당연히 우리나라가 받아들여야 되는 상황이라고 본다.]
해외로 파병된 군인 중에 남한으로의 귀순자가 나온다는 건 북한 정권에 큰 타격입니다.
체제 보위의 마지막 보루인 군인들까지 북한 정권을 배신한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이런 소식이 북한 내부로까지 퍼져가면 민심 이반이 더 심화될 것이고 추가 파병을 하기도 더 부담스러워질 겁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은 앞으로의 사태 전개에 따라서 굉장히 많은 파급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사안입니다.
북한군의 도박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북한 정권의 안정성과 관련해서 우리가 주시해 봐야 될 대목입니다.
(영상편집 : 황지영)
안정식 북한전문기자 cs7922@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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