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재산을 교묘하게 숨겨놓고 호화 생활을 하던 고액 체납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국세청 직원에게 흉기를 들고 저항하는가 하면 김치통에서 현금 2억 원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권영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국세청 조사원들이 체납자에게 문을 열 것을 요구합니다.
[이거 걸려 있었어요. 잘라 버릴까요? 이거?]
결국 강제로 대문을 뜯고 들어갔습니다.
집 안에 있던 여성이 욕설을 하며 강하게 저항합니다.
[체납자 : 놔! 이 XX야! 안 놔? 야 세금 낸다고 그랬어 안 낸다고 그랬어. 비켜 이 XX야!]
흉기까지 들고 있어 공무집행방해 죄를 물을 수 있다고 해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비켜. 비켜! 공무집행방해? 넣어 그래 집어 넣어. 넣어. 넣어!]
이 체납자는 상가 등 여러 부동산을 판 뒤 양도소득세 수십억 원을 내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국세청 조사원들이 아홉 차례 잠복 끝에 찾아낸 집 안에선, 자녀 명의로 구입한 유명 화가의 그림과 명품 가방, 현금 등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모두 6억 원을 징수했습니다.
땅을 팔고 양도세 수십억 원을 안 낸 또 다른 체납자의 집에서도 김치통 안에 있던 현금 2억 원과 골드바 등이 발견됐습니다.
체납자 계좌에서 수백 차례에 걸쳐 부동산 양도대금을 인출하는 등 재산 은닉을 도운 자녀와 며느리 등 일가족 7명은 검찰에 고발됐습니다.
국세청은 강원랜드에서 슬롯머신 당첨금 수억 원을 받고도 부가세 수억 원을 안 낸 분양업체 대표 A 씨 등 모두 696명을 상대로 체납 세금 추징에 들어갔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면서 가상자산으로 재산을 숨기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국세청은 올 하반기에 압류한 가상자산만 287억 원어치라고 밝혔습니다.
[안덕수/국세청 징세법무국장 : 유튜버의 슈퍼챗 등 수입을 신속히 압류·추심하고 가상자산을 친·인척 명의로 이전하여 은닉한 체납자에 대해서는 가상자산 추적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국세청이 올 10월까지 추징한 세금은 모두 2조 5천억 원으로, 올해 역대 최다 징수액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영상취재 : 최호준, 영상편집 : 최은진)
권영인 기자 k022@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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