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정치, 경제, 사회, 국제 분야를 두루 취재하고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권태호 논설실장이 6개 종합일간지의 주요 기사를 비교하며, 오늘의 뉴스와 뷰스(관점·views)를 전합니다. 월~금요일 평일 아침 9시30분, 한겨레 홈페이지(www.hani.co.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① 차이의 발견 : 사실상 무정부 상태 + 갈팡질팡 국힘
② Now and Then : 내가 제일 잘 나가(2NE1·2011), 삐딱하게(지드래곤·2013), 아모르파티(김연자·2013), APT(로제·2024)
① 차이의 발견
# 무정부 상태
내란죄 피의자인 윤석열 대통령이 출국금지를 당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사실상 무정부 상태가 되고 있습니다. 경제·외교·내치 등 모든 게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모든 게 불확실성이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폭로는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시민들의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야당 공세는 높아갑니다. 그런데도 국민의힘은 오로지 내부 당권 경쟁입니다. 어차피 탄핵은 시간문제입니다.
(한겨레 ‘오늘의 스페셜’ 연재 구독하기)
1. 무너지는 경제
- 어제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습니다.
- 원-달러 환율은 하루에 17.8원이 치솟은 1437원으로 2년 2개월 만에 최고치였습니다.
- 이 상태가 장기화되면, 한국 신용도가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 2016년 박근혜 탄핵 당시에는 반도체 경기 호황 등으로 경제는 괜찮았을 때라, 경제적 파장은 상대적으로 덜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외부 경제환경이 극도로 나쁜 상태에서 ‘윤석열 리스크’에 ‘국민의힘의 탄핵 거부’로 불확실성을 높이고, ‘한동훈의 질서있는 퇴진’ 운운으로 모든 걸 혼돈으로 몰아넣으면서 경제에 미치는 여파가 최고조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겨레신문 9면 그래픽
2. 외교 올스톱
- 트럼프 취임을 앞두고 있는데 외교가 모두 멈췄습니다. 지금이 제일 중요한 시기여서, 세계 각국이 치열한 미국을 상대로 치열한 외교전을 펼치고 있는데, 한국은 열중쉬어 상태입니다.
- 다음달 방한할 예정이었던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이를 취소했습니다.
- 앞서 지난 5~7일 방한 예정이었던 스웨덴 총리도 이를 취소했습니다.
-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대사는 지난 8일 조태열 외교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12·3 내란 사태 이후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서는 “한동훈-한덕수 체제가 한국 헌법에 부합한 조치인가”라고 물었다고 합니다.(중앙일보)
3. 무정부 상태
- 공무원들이 멈춰섰습니다. 새로운 것은 아무 것도 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끝난 정부, 끝난 장관의 말을 들을 간부는 없습니다.
- 상당수 장관들이 국회 상임위원회에 출석하지 않고 있습니다.
- 대통령실은 아예 아무런 공지도, 메시지도 내지 않고 있습니다. 수석비서관 회의도 사라졌습니다. 각자 떠날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 이런 가운데 국회 국방위에서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은 의원들의 질의에 “군 통수권은 현재 상태로는 대통령에게 있다. 안보상 위협이 발생하면 대통령 지시를 받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질서있는 퇴진’ 운운한 한 대표는 전날 ‘군 통수권’에 대해 “(외교와) 마찬가지”라고 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 이런 가운데 동해 심해가스전 개발 프로젝트에서 첫 시추를 진행할 노르웨이업체 ‘대왕고래 시추선’이 어제 부산에 입항했습니다. 17일 1차 시추에 들어갑니다. 예산 98%가 깎였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말입니다.
-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사퇴하면서 부처 내부망에 “모든 순간이 행복했다”는 이임사를 올렸습니다. ‘이태원 참사’ 주무장관이 이런 말을 할 수 있습니까. 지금 ‘도깨비’ 흉내내는 겁니까.(“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
- 12·3 내란 이후, 윤 대통령은 충암고 선후배인 최측근 김용현 국방장관과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사표를 수리했습니다. 그리고 국방장관 후임에 캠프 출신인 최병혁 주사우디 대사를 지명했습니다. 그리고 박선영 진실화해위원장도 지명했습니다. 극보수 성향인 박 위원장은 5·16 군사 쿠데타를 옹호하는 발언을 하는 등 ‘진실화해’와는 맞지 않는 사람입니다. 또 정형식 재판관의 처형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10일 취임합니다. 국가폭력 피해자 단체는 반발하고, 진실화해위 사무처장은 항의 차원에서 사직 의사를 밝혔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4. 수사 경쟁
- 공수처가 윤 대통령에 대한 출국금지를 신청했습니다.
-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해서도 출국금지 조치가 이뤄졌습니다.
-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국군방첩사령부를 압수수색했습니다.
- 또 김용현 전 국방장관 구속영장에 ‘내란 혐의’를 적시했습니다. 윤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하겠다는 것입니다.
- 경찰은 이상민 전 장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에게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습니다.
- 공수처는 “내란 수괴는 구속수사가 원칙”이라고 말했습니다.
- 검찰은 윤 대통령에 대한 긴급체포 가능성에 대해서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 경찰도 “윤 대통령 긴급체포 검토”라고 말했습니다.
- 이처럼 현재 수사는 경찰, 검찰, 공수처 등 3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 그동안 ‘김건희 주가조작 관련 수사’에서 ‘출장 조사’, ‘핸드폰 반납’ 조사 등 온갖 수치스런 모습을 다 보여줬던 검찰이 하루 아침에 표변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매우 가증스러운 일입니다만, 수사를 열심히 하겠다는 걸 말릴 수는 없습니다.
- 어차피 이 수사는 합동수사본부로 꾸려져야 하는데, 국회에서 특검법안이 통과되면 결국 특검으로 모두 수렴될 것입니다. 각 수사기관은 그 이전까지 최대한 수사를 진척시켜 자신들이 이니셔티브를 쥐려는 것입니다.
- 경찰이든 검찰이든 이번 수사에서 공을 세워야 조직 보위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일 것입니다.
- 그러나 국민들은 ‘검찰이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습니다. 이번 수사와 상관없이 검찰의 수사권은 박탈해야 합니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동시에 갖고 있는 검찰은 외국에는 잘 없습니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동시에 갖게 되면, ‘수사 착수 = 반드시 기소’로 연결됩니다. 무리한 수사, 검찰 자존심 수사가 이뤄질 수밖에 없습니다. 아울러 ‘김건희 수사’에서 무수히 봤듯이 ‘기소를 독점’한 검찰은 재판에 넘기지 않을 권한을 갖고 있습니다. 수사를 하는 것보다, 수사를 안 하는 것이 검찰의 권한입니다. 지금 윤석열 수사에 경쟁적으로 매달리듯이 공수처 등 기소권을 분리해야 합니다. 그래서 검찰이 정당한 사법적 절차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다른 기관에서라도 이를 수행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특히 검찰 내부식구를 대상으로 한 수사가 대표적입니다.
- 검찰의 힘을 빼야 하고, 기소청으로 격하시켜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제2의 윤석열’은 또 나옵니다. ‘하나회 해체’ 이후 현재 가장 강력한 권력집단은 ‘검찰’입니다. 그러면 검찰은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검찰이 제대로 수사를 못하면 국민들이 피해를 받게 될 것’이라고. 검찰은 늘 ‘국민’을 말합니다. 한동훈 대표를 봐도 잘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검찰이 ’국민’을 ‘검찰’보다 먼저 생각하는 경우를 단 한 번도 못 봤습니다. 사법시험 합격하지 않았다고 해서, 국민들이 바보가 아닙니다. 오히려 서초동 검찰청에 수십년간 파묻혀서 범죄자들만 보고 있으면 오히려 세상에 뒤처지고, 현실감각이 떨어지는 진짜 바보가 됩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5. 국민의힘 갈팡질팡
1) 국민의힘은 어쩔 생각인가?
- 국민의힘은 어제(9일) 5시간 동안 의원총회를 열었습니다. 몇 가지 결정을 내렸습니다.
- △오늘(10일) ‘질서있는 퇴진’ 로드맵을 내겠다
- △국정안정화 TF 꾸리겠다
- △탄핵 반대 당론은 유지한다
- △1차 투표 때와 달리 국회 투표에는 참여한다 등입니다.
- 물론 여러가지가 불확실합니다. 퇴진 시점은 ‘한 달 이내’부터 ‘2026년 지방선거’까지 이야기합니다. 퇴진 방식은 ‘하야 + 임기단축 개헌’ 등입니다.
- 그런데 ‘퇴진 로드맵’이니, ‘국정안정화 TF’니 하는 것이 얼마나 통할까요. 그것도 국민의힘에 대한 최소한의 국민 신뢰가 있어야 가능한 것이지, 여당이라고는 하지만, 무슨 권한으로 멀쩡히 법적 권한을 유지하고 있는 대통령을 대신해 정부를 운영할 수 있습니까. 대통령을 면직시키지 않는 한, 어떠한 것도 유효하지 않고, 논리적 정당성이 꼬이게 됩니다.
2) 국민의힘 친한-친윤 속셈은?
- 국민의힘의 애초 생각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선거법 재판 2심·3심 유죄 확정으로 피선거권 박탈될 때까지 ‘윤석열 정권’을 유지시키고, 이후 대선에서 다시 한 번 승부를 걸어본다는 쪽이었습니다. 대선 주자가 거의 없는 ‘친윤계’에 비해 특히 한동훈 대표 쪽에서 이런 생각이 더 강했습니다.
- 그러나 국민들의 반발과 저항이 너무 거세자, 현재로선 차기 대선에서 정권을 빼앗길 수밖에 없음은 어느 정도 인지하는 듯합니다. 그러면, 이젠 ‘대권’보다 ‘당권’을 잡는 경쟁이 됩니다.
- 한 대표는 ‘질서있는 퇴진’으로 ‘한동훈-한덕수 체제’로 정권을 안정시키면서 국정운영 능력을 보여주려 했으나, 정말 어떻게 이런 불법적이면서 실효성도 없는 이 방안이 통한다고 생각했을까, 이 정도로 현실감각이 떨어지고, 정치적 판단력이 무딘가 하는 생각을 많은 국민들에게 갖게 해줬습니다.
- 지방선거 때인 2026년 6월에 대선 치르자는 친윤계는 아예 거론할 가치도 없습니다. 이 상태를 1년6개월을 계속 가자는 말인가요.
3) 탄핵, 하야, 구속 중 어느 게 제일 빠를까?
- 이 모든 게 ‘탄핵만은 피해야 한다’는 국민의힘의 나름 절박성 때문입니다.
- 그러나 현재 상황은 이미 그 시점을 벗어났습니다. 탄핵에 반대하고, 통과될까봐 겁나 투표에도 집단 불참하게 하고, 그러면서 ‘나도 계엄에 반대했다’고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이미 ‘내란 동조세력’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 수사기관들은 ‘대통령 구속하겠다’고 나서는데, 국민의힘이 이를 막겠습니까.
- 한국갤럽이 국민일보 의뢰로 12·3 내란 이후인 6~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11%를 기록했습니다. ‘탄핵 찬성’ 응답은 74%입니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 국민의힘 24%로 격차가 2배 가까이로 벌어졌습니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 참조). 연령별로는 60대(17%)와 70대 이상(27%)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지지율이 10% 아래입니다. TK 지역도 16%입니다.
- 13일(금) 한국갤럽 정기 여론조사에서는 아마 한 자리 수가 나올 것입니다.
- 그리고 14일(토) 2차 탄핵안 투표가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또 부결시킬 것입니까. 그렇게 되면, 국민의힘도 같이 부결될 겁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6. 야당 일정
- 내란 상설 특검안이 오늘(10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됩니다.
- 12·3 내란사태 국정조사도 추진합니다.
- 내란 사태에 대한 일반 특검도 추진합니다. 그러면,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가 주목됩니다.
- 11일, 13일에는 국회 본회의에서 국무위원들 상대로 긴급현안질문이 있습니다.
- 법무부 장관과 경찰청장 탄핵안이 12일 표결할 방침입니다.
- 그리고 14일(토)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2차 표결이 진행됩니다.
- 어제 뉴스뷰리핑에서 희망과 전망을 뒤섞지 말라 했습니다만, 이번 토요일에는 통과되지 않을까 전망해 봅니다.
7. 사설 제목
한겨레 = 출국금지 현직 대통령, 혼돈 끝낼 방법은 탄핵뿐이다
경향 = 대북 도발 의혹 '내란 피의자'에게 군통수권이 있다니
한국 = 여당의 尹 퇴진 로드맵 혼란… 나라 기우는 게 안 보이나
동아 = 피의자 윤석열, 올스톱 용산, 눈치 보는 총리실… 정부가 없다
중앙 = 여당은 원칙과 순리대로 탄핵 표결 임하라
조선 = 경제 상황 불안, 불확실성 조기 해소와 예산 합의 처리를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② Now and Then
토요일인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표결이 진행되던 날, 국회 앞 집회에는 ‘촛불’ 대신 다양한 색깔의 영롱한 응원봉들이 별빛처럼 빛났습니다.
이번 집회에서 유달리 사람들의 이목을 끈 것 중 하나는 집회 현장의 노래가 달라졌다는 것입니다. 에스파 ‘위플래시’, 투애니원 ‘내가 제일 잘나가’, 부석순 ‘파이팅 해야지’, 샤이니 ‘링딩동’, 방탄소년단 ‘불타오르네’, 로제 ‘아파트’ 등 K팝부터 무한궤도 ‘그대에게’, 김수철 ‘젊은 그대’, 김연자 ‘아모르 파티’, 윤수일의 ‘아파트’ 등 586, X세대, MZ세대 등을 모두 아울렀습니다.
혹여나 이런 집회의 흥겨움을 자칫 진지함이 떨어지는 것으로 오해하는 이들이 없었으면 합니다. 집회 참석에 목숨까진 걸진 않더라도 최소한 도주는 염두에 둬야 했던 1980년대에는 집회 노래가 비장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젠 축제처럼 다같이 춤추며 즐길 수 있는 집회이기에 평소 자주 듣던 K팝 노래들에 구호를 맞추는 것도 자연스럽습니다. 비장함이 사라졌다 하더라도, 불의에 항거하는 그 정신은 그때나 지금이나 차이가 없다고 봅니다. 그러니 윤석열의 12·3 내란이 얼마나 시대착오적이었던 것인지요.
혹여나 K팝 집회 노래를 ‘혼이 담기지 않았다’고 폄하하거나, 반대로 ‘민중가요는 구닥다리, K팝 집회 노래가 최고’라는 식의 과잉찬사로 이어지진 않기를 바랍니다. 현장에선 기성 세대도 응원봉을 구매하고 K팝 노래를 따라 불러보고, 젊은 세대도 민중가요도 가사만 알려주면 따라 부르겠다고 했다 합니다.
지난 7일 토요일 집회 현장에서 불려진 노래와 당시 영상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Ioi7yWtoaxg
(*일부 포털에서는 유튜브 영상이 열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유튜브 영상을 보시려면, 한겨레 홈페이지로 오시기를 권합니다. 기사 제목 아래 ‘기사 원문’을 클릭하시면 됩니다.) (끝)
권태호 기자 ho@hani.co.kr
▶▶한겨레는 함께 민주주의를 지키겠습니다 [한겨레후원]
▶▶실시간 뉴스, ‘한겨레 텔레그램 뉴스봇’과 함께!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