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앞서 보신대로 전국민이 지켜보고 있는데도 이렇게 귀중한 시간을 그냥 흘려보낸 데는, 의지와 능력이 부족한 공수처 탓이 크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공수처가 사건을 넘겨받은 뒤 수사 속도가 확 떨어졌고, 그렇게 미적대는 사이, 내란 세력들만 시간을 벌었다는 겁니다.
김상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오동운 공수처장은 오전 9시쯤 출근했습니다.
체포영장 집행을 경찰에 맡기기로 했다는 소식에 질문이 쏟아졌지만 답하지 않았습니다.
[오동운/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 …… "
공수처는 이번 영장을 쓸 수 있는 7일 동안 딱 한 번 체포를 시도했습니다.
경호처가 차벽을 세우고, 인간띠로 막자 5시간 반 만에 포기했습니다.
경찰이 박종준 경호처장을 현행범으로 체포하려 했지만, 공수처가 막은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오 처장의 경고는 말뿐이었던 겁니다.
[오동운/공수처장(지난 1일)]
"바리케이드, 그 다음에 철문 등을 잠그고 체포영장 집행에 응하지 않는 것 자체가 공무집행방해라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공수처는 수사 주도권을 쥐려 했습니다.
국회에 나온 오 처장은 윤석열 대통령을 출국금지했다, 내란 수괴는 구속수사가 원칙이다, 상황이 되면 체포를 시도하겠다고 했습니다.
결국 검찰로부터 윤 대통령 사건을 넘겨받기로 했습니다.
검찰은 연내 신병 확보를 염두에 두고 이미 2차 출석요구까지 보낸 상황이었습니다.
검찰이 쓴 김용현 전 국방장관 공소장을 보면 윤 대통령 수사는 이미 끝났다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공수처가 수사를 넘겨받자 속도가 확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미적대는 사이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세력들이 결집하는 시간을 벌어줬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탄핵 반대 집회에 등장하고, 윤 대통령 관저 앞으로 모였습니다.
공수처 출신 변호사는 체포영장이 발부됐을 때 총력을 기울여 신속히 집행하는 게 마땅하다며 지난주 화요일 발부한 영장을 금요일에 집행했으니 그 사흘 동안 공수처가 뭘 했는지 의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부족한 수사 인력 등 현실이 열악하다고 해서 잘못이 합리화되는 건 아니라고 했습니다.
비공개로 진행된 브리핑에서는 "공수처 존재 이유가 뭐냐, 수사에서 빠지는 게 낫지 않냐"는 질문이 나왔고, 이재승 공수처 차장은 "집행이 늦어져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MBC뉴스 김상훈입니다.
영상취재: 정인학 허원철 / 영상편집 : 김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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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정인학 허원철 / 영상편집 : 김재환
김상훈 기자(sh@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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