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검찰의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 공소장에 따르면, 계엄 직후 국회에 투입된 특전사 1공수여단은 5만 발 넘는 실탄을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MBC가 입수한 탄약 관리 문서에는 단 550발만 탄약고에서 꺼낸 걸로 기록돼 있었습니다.
5만 발 가까운 실탄이 기록도 없이 탄약고에서 사라졌던 거죠.
특전사가 관련 기록을 조작, 은폐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덕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작년 12월 3일 밤, 국회로 출동한 특전사 1공수여단.
2개 대대 병력 265명이 동원됐습니다.
서울 강서구에 주둔하는 이 부대에서 국회까지는 차로 30분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1공수여단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당시 자신의 지휘차량에 실탄 550발을 실었고, 더 이상의 실탄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공소장에 담긴 내용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검찰 공소장은 12월 4일 0시 45분, 유사시 사용하게 할 목적으로 소총용 5.56mm 실탄 23,520발과 26,880발을 탄약 수송차량에 적재했다고 적었습니다.
합쳐서 5만 발이 넘는 양이었습니다.
거짓말은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탄약관리규정에 따르면 실탄이 탄약고에서 꺼내지는 것만으로도 반드시 탄약고 제원카드에 세부 내용이 기록돼야 합니다.
MBC가 입수한 1공수여단의 탄약고 제원카드입니다.
이 카드에 적힌 수량은 12월 3일에 가지고 갔다 다음날 반납한 지휘부 탄약 550발이 전부입니다.
나머지 5만 발의 행방은 공식 문서엔 남아 있지 않습니다.
1공수여단은 "2급 경계태세가 발령되면서 실탄을 꺼내 차량에 실은 것은 맞지만 부대 밖으로 나가지는 않아 탄약 카드에도 적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여단장의 추가 지시를 기다리다 새벽 4시쯤 다시 탄약고에 집어넣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탄약고에서 실탄을 꺼내고도 기록에 남기지 않은 것은 그 자체로 탄약관리규정 위반입니다.
더구나 5만 발을 차량에 실은 시점인 0시45분은 병력 출동 한참 뒤로, 당시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로 계엄군이 국회 진입을 시도하고 있던 때였습니다.
어려움을 겪고 있던 국회 장악을 위해 실탄을 추가로 준비한 것이 문제 될 것을 우려해, 기록을 조작했거나 은폐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겁니다.
[안규백/더불어민주당 의원]
"계엄에 동원된 부대의 조직적 은폐 의혹이 짙어지고 있습니다. 탄약 기록 누락과 부실 관리에 연루된 사람들에 대해서 엄중한 처벌이…"
의원실에 보내진 공식 답변서는 탄약 관리를 담당하는 참모와 특전사령관 직무대리까지 검토해 서명했습니다.
특전사 수뇌부에 대한 신속한 수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MBC뉴스 이덕영입니다.
영상취재: 강종수 / 영상편집: 조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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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강종수 / 영상편집: 조민우
이덕영 기자(deok@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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