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산청군 시천면 산불 진화작업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전=연합뉴스) 이은파 기자 = 건조한 날씨 속 전국 곳곳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하는 가운데 경남 산청에서 산불 진화작업을 하던 대원 등 4명이 숨지는 등 인명피해가 잇따라 산림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진화대원들은 불길을 잡기 위해 현장에 투입됐다가 역풍에 고립되면서 연기를 마셔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불 진화작업 중 발생하는 인명피해 최소화를 위해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산림청에 따르면 전날 산불 대응 '3단계'가 발령된 경남 산청군 시천면에서는 진화 작업을 하던 창녕군 소속 진화대원 3명과 일반 공무원 1명 등 총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진 대원들과 함께 출동했던 5명의 대원은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최근 산불 진화대원이 진화작업 중 숨진 것은 2023년 3월 경남 하동 산불 이후 2년 만이지만, 이번 산청 산불처럼 여러 명이 목숨을 잃은 것은 1996년 4월 경기도 동두천 산불 이후 29년 만이다.
2023년 하동 산불 당시 진주시 산불예방진화대원 소속인 A씨는 산불 현장 인근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1996년 4월에는 경기도 동두천 야산에서 산불 진화작업을 벌이던 동두천시 산림계장과 공익근무요원 6명 등 총 7명이 숨지는 사고가 나기도 했다.
2010년 이후 산불 진화작업을 하다 숨진 대원은 15명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10년 1명, 2016년 2명, 2017년 2명, 2018년 1명, 2019년 2명, 2020년 2명, 2023년 1명, 2025년 4명 등이다.
이미라 차장(왼쪽) 주재 산림청 산불 대책 회의
[산림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산불 진화작업을 하다 대원 여러 명이 숨지는 사고가 나자 산림청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지난 21일과 전날 경남과 경북, 울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고, 영남은 물론 충청, 호남에도 산불 위기경보 '심각'이 발령되는 등 산불 발생 위험이 계속되는 만큼 추가 인명피해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산림청은 진화작업 시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 대원과 공무원들에게 안전모, 방염 진화복·마스크, 안전화 등 안전장비 정상 휴대 착용, 안전수칙 준수를 당부하고 있다.
특히 진화대원들이 이런 내용을 완전히 숙지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진화작업 투입 전 이런 내용을 재차 교육하고 있다.
산불이 났을 때 불 아래에서 진화작업을 하고, 산불을 피해 이동 시 바람을 안고 가야 한다는 '산불 안전수칙'도 꼭 지켜줄 것도 강조한다.
금시훈 산림청 산불방지과장은 "산불 진화대원 여러 명이 같은 산불 현장에서 작업 중 목숨을 잃어 너무 안타깝다"며 "산불 진화작업의 최우선은 '자신의 안전'인 만큼 대원들은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진화에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sw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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