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에 올라가 물뿌리며 버티었지만 폐허로 변한 마을

2025.03.23 방영 조회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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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대형 산불이 휩쓸고 간 지역은 모든 게 불길 속에 사라져 버렸습니다. 갑자기 닥친 불길에 급히 몸만 피했다 하루 만에 돌아온 주민들은 망연자실한 모습이었습니다. 산불 속에 동네 전체가 폐허로 변한 경남 산청의 한 마을을 부정석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산기슭에 자리 잡은 주택들이 검은 연기에 휩쌓입니다. 검붉은 불길이 치솟더니 화염을 견디지 못한 집은 굉음과 함께 그대로 무너집니다. "어, 어… 내려앉는다, 집이." 마을까지 내려온 불길을 막기 위해 지붕에 올라가 쉴 새 없이 물을 뿌립니다. 하지만 바람을 탄 산불을 막기엔 역부족입니다. "물 한 시간째 뿌리고 있습니다, 지금." [조경제/산청군 중태마을 주민] "집에 지하수 호스를 가지고 물을 주위에 물을 3시간 뿌렸나… 그러니까 공무원이 (안전 때문에) 내려가야 한다고 집에 데리러 왔더라고요." 마을은 산불 발화지점에서 동쪽으로 5킬로미터 떨어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강한 서풍이 불면서 화마는 불과 몇 시간 만에 마을을 집어삼켰습니다. [이기년/산청 중태마을 주민] "아무것도 못 갖고 왔지요. 약하고 뭐 갖고 와야 되는데 못 가지고 와서 두근두근하지. 아직까지 놀란 가슴 그대로 있는 것 같아요." 다시 찾은 마을은 폐허로 변했습니다. 화염에 휩싸였던 건물은 뼈대만 남은 채 위태롭게 서 있습니다. "산불이 휩쓸고 지나간 건물입니다. 당초 어떤 모습이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벽면은 무너지고 지붕은 내려 앉았습니다" 잔해 곳곳에서 연기가 새어나오고 쓸만한 물건은 거의 남지 않은 집도 있습니다. [최국자/산청 중태마을 주민] "탄 걸 보고는 기도 안 차지 뭐… 말할 것도 없는 건데…봐라, 여기 싹 다 탔다." 60여 가구 120여 명의 중태마을 주민들은 모두 대피소로 피했고, 13채가 완전히 불에 탔습니다. [정종대/산청 중태마을 주민] "집은 다 타고 없어요, 기가 차지. 지금은 뭐… 지갑,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든 것도 (없고) 나는 집까지 탈 거라고 생각을 안 했거든요." 아직 큰 불길이 잡히지 않아 주민들은 마을에 이어 산림이나 농경지 같은 삶의 터전을 또 잃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MBC뉴스 부정석입니다. 영상취재 : 박경종(경남)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영상취재 : 박경종(경남) 부정석 기자(boo@mbcgn.kr)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 금지

MBC 20250323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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