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북 의성에서 번져온 산불은 청송군 소재 마을 곳곳을 덮쳤고, 이제는 주왕산국립공원과 '천년고찰' 대전사까지 집어삼키려하고 있습니다.
터전과 유산을 지키기 위한 치열한 사투의 현장에, 이정호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화마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엔 적막만이 남았습니다.
22일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은 동풍을 타고 이동해 25일 저녁 청송을 덮쳤고, 이곳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었습니다.
<김명자 / 청송군 파천면 옹점리> "(집은 어떻게?) 집은 막상 와보니 다 내려앉았더라고요. 폭삭 내려앉아버렸습니다. (이런 경험은) 생전 처음이지요."
그나마 마을에 남아서 물을 뿌리고 잔불을 소화하는등 갖은 노력을 한 주민들이 있었던 덕분에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설명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마을에서는 안타까운 인명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마을 주민 60대 여성 A씨가 본인의 사과밭에서 나와 피신하던 중 불의의 교통사고로 불길을 피하지 못하고 참변을 당한 겁니다.
참변 발생 지역의 마을 주민들은 알고 지내던 이웃의 비극에 침울한 분위기였습니다.
이 외에도 두명이 추가로 숨지고 한 명이 실종돼서, 이곳 청송에서만 총 4명의 사망자와 실종자가 발생했습니다.
이후 불길은 바람을 타고 동쪽으로 번져 주왕산의 얼굴과도 같은 천년고찰 대전사를 위협했습니다.
<이정호기자> "당국은 이동이 어려운 문화재는 방염포로 감싸고, 이동이 가능한 문화재는 조기에 외부로 이송하는 등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했습니다."
하지만 지상 진화인력이 쉽게 접근할 수 없을만큼 산세가 험해 진화를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때문에 진화헬기의 역할이 중요한데, 앞서 발생한 의성 헬기 추락사고로 인해 그나마있던 1대의 진화헬기마저 운영이 한동안 중단돼 진화를 더 더디게 만들었습니다.
산림청은 주요시설물 주변에 산불확산 지연제를 살포해 산불확산을 저지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연합뉴스TV 이정호입니다.
(영상취재 양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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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호(hox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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