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대형 산불로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진화 작업에 투입된 헬기가 추락해 조종사가 숨졌습니다.
40년 경력의 베테랑 조종사도 강한 바람을 등에 업은 산불에 화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한웅희 기자입니다.
[기자]
도로 바로 옆에서 피어오르는 연기.
무언가 불타고 있고 주변엔 잔해들이 널려 있습니다.
산불을 끄던 헬기가 추락한 겁니다.
<현장음> "이렇게 떨어진 거야? 아휴 환장해 다 탔네. 아휴 사람 어떻게 하냐 저 안에."
헬기는 도로 바로 옆 산자락에 떨어졌는데요. 50m 떨어진 이 곳까지 파편이 날라왔습니다.
추락한 헬기에 타고 있던 70대 조종사 A씨는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목격자들은 민가 쪽으로 향하던 헬기가 야산 쪽으로 방향을 틀더니 속도를 줄이지 않고 추락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유만식 / 경북 의성군> "물통을 달고, 물이 들었던거 같아 무거워서 안 날리는 거 보니까. 이게 상공 한 300~400m 위에서 빙글빙글 돌았어 두 바퀴를 제자리에서 돌고 이 방향으로 쫙 쾅 소리가 난거야."
사고가 난 헬기는 강원도 인제군 소속 임차 헬기로 30년 가까이 운항한 노후 기종으로 파악됐습니다.
산불 진화를 위해 전날 강원도 인제에서 날라온 헬기는 이날 2번째 진화 작업에 투입된 지 12분 만에 추락했습니다.
40년 넘게 헬기를 몬 베테랑이었던 A씨는 항상 힘든 내색 없이 안전한 비행을 강조해 동료들에게 신망받던 조종사였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강한 바람에 연기까지 심했던 탓에 운항이 쉽지 않았을 거란 추측이 나옵니다.
추락 사고가 발생하면서 산림청은 한때 전국 산불 현장에 투입된 모든 헬기 운항을 중단시켰습니다.
하지만 산불이 다시 확산세를 보이자 해당 기종에 대한 자체 안전점검을 거쳐 3시간여 만에 헬기 운항을 재개했습니다.
연합뉴스TV 한웅희입니다.
영상취재 기자 홍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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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웅희(hligh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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