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에는 취재기자와 함께 동시 다발 대형 산불의 원인과 전망을 자세히 분석해보겠습니다.
김민경 YTN 기상·재난 전문기자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먼저 전국 산불 상황부터 다시 정리해볼까요?
[기자]
네, 오늘 전국의 산불 건수는 잔불을 제외하고 모두 10건으로 집계됐고요.
영남 지역의 대형산불은 여전히 진화 중이지만, 오늘 새로 난 산불은 주말과 비교하면 뚜렷하게 감소했습니다.
사실 대부분 산불의 시작은 사람 손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주말에는 따뜻한 날씨에 산을 찾는 사람이 많았지만, 평일이 되면서 등산객들이 줄어든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특히 대형 산불 세 건은 진화 작업에 상당히 어려워 보이는데, 하나씩 짚어볼까요?
[기자]
네, 산림청의 상황도 보면서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나흘째 산불이 이어지고 있는 산청입니다.
노란색 선이 산불이 진화 완료된 곳이고요.
빨간 곳은 아직 불길이 남아있는 곳입니다.
오후 2시 기준, 진화율은 68%, 남은 불길은 16km인데요.
산청 산불은 특이점이 산불이 넓게 퍼진 게 아니라, 네 군데로 나누어져 있는 상태입니다.
불티가 바람을 타고 날아간 건데요.
특히 산청 산불 현장에서는 불티가 10초 만에 무려 1km 이상 확산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앵커]
사흘째 불길과 싸우고 있는 의성 상황도 알아볼까요?
[기자]
네, 상황도 보겠습니다.
이곳도 2시 기준, 진화율은 69%입니다.
14km가량의 불길이 여전히 남아있고요.
앞서 본 산청산불처럼 의성 산불 구역도 이렇게 동서로 긴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바람이 워낙 강하다 보니까, 서풍을 타고 이렇게 게 확대된 건데요.
불이 시작된 곳에서부터 가장 멀리 퍼진 곳까지 직선거리만 무려 20km에 달합니다.
이곳 역시 구역이 나누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고요.
특히 의성은 전체적으로는 서풍이 불고 있지만, 곳곳에서는 지형적인 영향이나 산불 열 때문에 바람 방향이 계속 바뀌고 있어서
지금은 동서 방향뿐만 아니라 남북으로도 확대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대형 산불이 발생한 세 지역 중에서 의성 산불의 진화가 가장 어려운 상황이라고 합니다.
[앵커]
어제 대형산불로 확대된 울주도 알아보죠.
[기자]
네, 울주도 상황도 살펴 보겠습니다.
이곳 역시 진화율은 여전히 66%입니다.
이 지역에서 특히 걱정되는 건 아직 불씨가 남은 곳 주변에 고압 송전선이 지나고 있다는 점이고요.
여전히 5.4km의 불길은 남아 있어서 아직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오늘이 어제보다 바람이 강해서 더 힘들다고 하던데, 얼마나 더 강한가요?
[기자]
맞습니다. 오늘이 어제보다 한반도 남쪽에 있는 고기압과 북쪽에 있는 저기압과의 차이가 더 크기 때문인데요.
산청의 최대풍속이 어제는 초속 12.4m였지만, 오늘은 초속 14.5m로 기록됐습니다.
의성 역시 어제는 초속 9m였다면, 오늘은 초속 11m로 기록되는 등 전국적으로 어제보다는 바람의 세기가 더 강해졌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번 산불이 동시 다발로 일어난 이유는 무엇이고, 진화가 힘든 원인은 뭘까요?
[기자]
최악의 3박자가 다 갖춰졌기 때문입니다.
화면 보실까요?
먼저, 건조함이 극심해졌습니다.
지난겨울 강수량 분포도인데요.
영남 지역의 강수량이 30mm 미만으로 역대 강수량 기록 중 하위 5위 안에 들 정도로 눈이나 비가 적게 내렸습니다.
이 때문에 영남 지역의 땅이 굉장히 메말라 있는 상태이고요.
길게는 닷새째 건조특보가 발효 중입니다.
[앵커]
주말에는 무척 덥던데, 기온이 높아진 것도 산불에 영향을 미쳤다고요?
[기자]
네, 두 번째로 기온이 초여름 수준으로 올랐습니다.
역시 그래픽 화면 보겠습니다.
어제 전국 일 최고기온 분포도인데요.
경북 김천의 기온이 28.7도로 30도에 육박했고, 영남 대부분 지역의 기온이 25도에서 27도 안팎으로 크게 올랐습니다.
[앵커]
강풍도 큰 역할을 했죠?
[기자]
맞습니다. 마지막으로, 바람도 무척 강했습니다.
일기도 화면 준비했습니다. 보실까요?
우리나라 주변을 보면, 검은 선이 비교적 가로로 누워있는 거 보이시나요?
바람은 고기압 주변에서는 시계방향으로, 저기압 주변에서는 시계 반대방향으로 부는데요.
이렇게 위, 아래 바람이 만나면서 서풍이 더 강해진 겁니다.
정리하면 건조함이 심해서 나뭇잎, 즉 탈 수 있는 연료가 굉장히 메말라 있었고요.
비는 안 오는데 기온이 올라서 더욱 건조해졌을 뿐만 아니라, 기온이 오르면 지표면이 빨리 달궈지는데요.
공기는 뜨거울수록 가벼워서 위로 올라가게 되거든요.
불똥이 위로 올라가는 공기들과 만나 떠올랐다가, 강풍을 만나서 불길이 순식간에 옮겨진 겁니다.
[앵커]
특히 소나무가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는 말도 있던데요?
[기자]
맞습니다. 영남지역에는 다른 지역보다 소나무 숲이 2배 이상 많습니다.
소나무에 있는 송진이 기름 성분이 많아서 불이 잘 붙을 뿐만 아니라 지속시간도 길고요.
나무 아래에서 불이 붙으면 줄기를 타고 금방 잎과 가지까지 옮겨붙어서 나무 위로 빠르게 퍼지게 되는데요.
그러니까 한 그루에 불이 붙으면 도미노처럼 옆 나무로 불이 순식간에 타들게 되는 겁니다.
[앵커]
대부분 동쪽에서 산불이 발생하지만, 그렇다고 서쪽도 안심할 상황은 아니라고요?
[기자]
네, 어제는 경기도에서도 산불이 6건이나 발생했고요.
충청과 호남에서도 3곳에서 산불이 발생했습니다.
동쪽, 특히 영남이 가장 심각한 건 맞는데요.
현재 충청과 전북 지역도 산불 위기경보 '심각' 단계가 발령 중이고요.
그동안 대형산불은 전부 동쪽에서 발생했었는데, 2022년과 2023년에서는 충청과 호남에서도 각각 3건과 2건이 발생했었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산불 전망도 짚어주시죠.
[기자]
우선 예상 일기도 보실까요?
수요일까지는 비 예보가 없어서 산불 상황은 계속 고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목요일에 우리나라로 저기압이 지나면서 전국적으로 단비 소식이 있긴 합니다.
아직은 수치 예측모델마다 변동성이 무척 큰 상황인데요.
하지만 적은 양이라도 당장 산불을 진화하는 데에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 비와 함께 또다시 꽃샘추위가 찾아올 전망인데요.
날이 다시 추워지면 산을 찾는 사람도 그만큼 줄어 산불도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비의 양이 많지 않을 것으로 보여 단비 효과 기간이 짧은 데다,
4월에 다시 기온이 오르고 본격적인 봄꽃이 피기 시작하면, 다시 전국적으로 산불 위험이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YTN 김민경 (kimmin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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