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어제 발생한 충북 옥천 산불은 20시간 만에 진화됐습니다.
큰불을 잡고도 불씨가 되살아나 다시 진화에 나서기도 했는데요.
한때 민가가 있는 산까지 불이 번져 주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정재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물을 잔뜩 실은 산불 헬기들이 쉴 새 없이 오가며 물을 뿌립니다.
이미 진화가 끝난 지점에 연기가 피어오르는 등 재발화 위험이 감지됐기 때문입니다.
일요일 점심 무렵 옥천과 영동을 덮친 산불은 이틀째 이어졌습니다.
큰불은 8시간 만에 잡혔지만 건조한 날씨에 바람까지 더해지면서 곳곳에서 불씨가 되살아났고, 새벽 한때 재발화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잠정 집계된 피해 면적은 약 40ha.
산림당국은 빠르게 번진 이번 산불의 속도와 잔불 정리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로 불이 잘 붙고 오래 지속되는 특징을 가진 소나무 숲을 지목했습니다.
[김남훈/충청북도 산림녹지과장]
"소나무가 왜 빨리 확산이 되냐면 '수지'라는 성분이 있습니다. 수지라는 성분은 송진으로서 기름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잎에 불이 붙었을 때는 확산 속도가 매우 빠릅니다."
무섭게 퍼진 산불의 위세에 주민 전체가 대피했던 산골마을에 찾아가 봤습니다.
급박 했던 당시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습니다.
불씨가 바람을 타고 곳곳으로 번지면서 한때 민가가 있는 산 바로 아랫마을까지 확산하기도 했습니다.
주민들은 조금만 늦었다면 평생 일군 삶의 터전을 잃을뻔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허복순/산불 대피 주민]
"놀랐죠. 엄청 놀랐지. 바빠서 문도 안 잠그고 그냥 열어놓고 이 문도 안 잠그고 그냥 내려갔어요. (불길이) 한 100m만 내려왔으면 이 동네 다 탔어요."
불을 낸 것으로 지목된 80대 용의자는 아직 화상 치료를 받고 있는 걸로 전해집니다.
산림당국은 이 노인이 밭에서 영농부산물을 태우다 불길이 번진 것으로 보고, 치료가 끝나는 대로 산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할 예정입니다.
[신광호/옥천군 산림과장]
"과실 여부 또 고의 여부 그런 걸 판단해서 저희들(특별사법경찰)이 처리할 계획입니다. 이제 검찰에 송치한다는 얘기죠."
충북에서 피해 규모가 40ha를 넘은 건 85ha를 기록한 옥천 군북 산불 이후 2년 만입니다.
그때도 낚시객 담뱃불이 원인이었는데 지난 10년간 전국 산불 발생 원인의 약 30%가 실화였고, 그로 인해 축구장 1천650개 면적의 산림이 사라졌습니다.
MBC뉴스 정재영입니다.
영상취재 : 김현준(충북) / 화면제공 : 보은국유림관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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