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남 산청에서 발생한 산불이 열흘 만에 진화됐습니다.
거센 산불이 마지막까지 위협했던 '국립공원 1호' 지리산도 지켜냈습니다.
하지만 사상자와 이재민은 물론 산림, 주택 소실 등 화마가 할퀴고 지나간 곳엔 사상 최악의 상처가 남았습니다.
하준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1일 오후 산청군 시천면에서 발생한 산청 산불.
불이 난 지 3시간여만에, 올해 산불 가운데 처음으로 대응 최고 수준인 산불 3단계가 발령됐습니다.
불길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인명, 재산피해가 속출하면서 대형산불 사상 역대 6번째로 특별재난지역도 선포됐습니다.
건조한 날씨 속 바람을 탄 불씨는 인근 하동과 진주, 지리산까지 옮겨붙었고 진화 작업은 장기전에 돌입했습니다.
특히 지리산의 험한 산세와 돌풍, 두꺼운 낙엽층은 막바지에 접어든 진화 작업의 최대 난관이었습니다.
하지만 산불진화 헬기와 특수진화대, 소방대 등이 열흘간의 긴 사투 끝에 주불을 잡고, 지리산을 지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임상섭 / 산림청장> "산청과 하동 지역의 주불이 진화되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총 213시간이 걸렸습니다."
이번 산불로 총 1,800여ha, 축구장 2,602개 면적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창녕군 소속 진화대원과 공무원 등 4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치는 등 인명피해도 컸습니다.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만 총 2천 1백여 명. 주택 등 시설 84곳이 불에 탔습니다.
<김숙희 / 경남 산청군> "오늘 갈 지 내일 갈 지 기다려도 가라는 소리를 안 하니까 단체로 움직여야 되고 마음이 우울하고…"
지리산을 위협하는 불길에 사찰 등에선 문화재를 사전 대피시키는 등 발빠르게 대응했습니다.
국보 '석조 비로자나불 좌상'이 동의보감촌 한의학박물관으로 옮겨졌습니다.
<하준기자> "통일신라 시대에 제작된 덕산사 삼층석탑과 이번에 새로 지어진 법당 모두 혹시 모를 피해에 대비해 방염포가 빙빙 둘러졌습니다."
<일광 스님 / 산청 덕산사 주지> "불이 바로 앞까지, 직접적으로 바로 앞까지 온 거예요. 그래서 할 수 없이 사찰의 관계자들하고 소방대원들하고 진을 치고…"
경남도는 주불 진화가 완료됨에 따라 지자체 중심의 잔불 진화 체제로 전환해 마지막 불씨까지 제거한다는 계획입니다.
연합뉴스TV 하준입니다.
(영상취재 김완기 정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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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준(ha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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