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윤 전 대통령은 계엄 당일 국회를 봉쇄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국회의장과 민주당 대표가 국회 담장을 넘는 '쇼'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검찰의 공소 사실을 부인하면서는 마치 선배 검사가 후배를 훈계하듯 말하기도 했습니다.
재판 내내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품격을 찾아볼 수 없었는데, 박현주 기자입니다.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은 탄핵 심판에서 국회의원들이 계엄 선포 직후 국회 담을 넘는 영상을 증거로 제출했습니다.
[김계리/윤석열 전 대통령 대리인 (지난 2월 25일) : 길에 뭐 계엄과 관련된 어떠한 인원도 없고, 아무도 없는데 혼자 스스로 월담을 하는 장면입니다.]
내란 형사재판에서도 변호인으로 나선 김계리 변호사가 탄핵 심판에서 "국회의원이 담을 넘을 수 있었던 건 국회 봉쇄 지시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주장한 겁니다.
오늘(14일) 윤 전 대통령은 같은 주장을 되풀이 했는데 김 변호사보다 훨씬 원색적인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우원식 국회의장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사진을 찍으며 담 넘는 쇼가 다 찍혔다"며 "국회에 못 들어간 사람은 전혀 없다"고 말했습니다.
검찰의 공소장 내용도 직접 지적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검찰 면전에서 "앞에 훌륭한 검사들이 있다"면서도 "공소장을 봤는데 26년간 많은 사람을 구속하고 기소했지만 도대체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7~8개월 벌어진 12·12 사태나 5·18 내란 사건 공소장도 이렇지 않고 간명하다"고 비난했습니다.
자신이 '검찰 선배'라는 점을 강조하며 후배 검사들을 가르치듯 훈계하는 모습을 보인 겁니다.
이런가운데 계엄 선포 배경으로 부정선거 의혹을 꼽았던 윤 전 대통령은 형사재판에선 "부정선거 수사는 불가능하다"며 한발 빼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앞서 헌재가 윤 전 대통령을 탄핵하며 "부정선거 의혹은 사법절차를 통해 해소할 수 있으므로 병력을 동원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는데 이를 의식한 발언으로 보입니다.
윤 전 대통령은 계엄 직후 대국민담화를 통해 "부실한 선관위를 점검하기 위해 국방부에 지시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영상취재 김진광 김대호 / 영상편집 김지훈 / 영상디자인 최석헌]
박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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