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반란과 내란 등 13가지 죄목으로 전두환 씨가 법의 심판을 받은 지 23년이 지났지만 전두환 씨의 이름과 글귀가 새겨진 기념석들이 아직 이곳저곳에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서울에 있는 예술의 전당과 국립중앙도서관이 그렇습니다.
철거가 왜 안 되고 있는지 윤나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예술의전당에 있는 커다란 돌.
'문화예술의 창달'이란 글귀 아래 '대통령 전두환'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예술의전당이 개관한 1988년 전두환 씨의 글귀를 새겨서 기념석으로 만든 겁니다.
인근 국립중앙도서관에도 전 씨의 글귀가 새겨진 기념석이 널찍한 자리에 놓여 있습니다.
5·18 기념재단 등 시민단체들은 전 씨 관련 기념물을 철거하는 데 주력해 왔습니다.
지금까지 남극 세종기지 동판, 대전 현충원 현판 등 20여 개 가운데 8개가 교체되거나 철거됐습니다.
전남 담양 11공수여단에 있던 기념석은 지난해 광주 5·18 자유공원으로 옮겨졌는데 '오월 광주의 분노'를 표현하듯 일부러 거꾸로 설치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예술의전당과 국립중앙도서관 등 10여 곳은 전 씨 기념물을 아직 그대로 두고 있습니다.
[김영주/더불어민주당 의원 : 관련 법령에 따라 즉각 철거돼야 하고, 정부도 전수조사를 통해 공공 기록물로 지정돼 있는 전두환 씨의 글씨를 모두 폐기하는 절차에 착수해야 합니다.]
일부 전 씨 기념물은 공공기록물의 일종인 '행정박물'로 등록돼 있는데 행정적, 역사적으로 보존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폐기할 수 있는 만큼 정부가 조치하라는 겁니다.
5·18단체와 일부 정치권의 요구에 국립중앙도서관은 철거 쪽으로 굳혔고
[국립중앙도서관 관계자 : 이거에 대해서 자꾸 이야기가 나와서 저희도 이게 부담이라 철거하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협의는 하고 있습니다.]
예술의전당은 조만간 철거 여부를 정할 예정입니다.
(영상취재 : 박진호·정상보, 영상편집 : 김종우)
윤나라 기자(invictus@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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