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바타: 물의 길'(왼쪽)과 '영웅'(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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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김정진 기자 = 올 연말 대작 영화 '아바타: 물의 길'('아바타 2')과 '영웅' 두 편이 잇따라 개봉하면서 그간 침체기를 겪었던 극장가가 모처럼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극장들은 올해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는 '아바타 2' 개봉에 앞서 3D 상영을 위한 장비를 확충하고 특별관을 새로 단장하는 등 관객 맞을 채비에 들뜬 분위기다.
8일 극장가에 따르면 '아바타2'는 오는 14일 전세계에서 가장 먼저 한국 관객을 찾는다.
개봉에 앞서 제임스 캐머런 감독을 비롯한 '아바타 2' 주역들이 내한해 한국 팬들을 만난다. 존 랜도 프로듀서와 배우 샘 워싱턴, 조 샐다나, 시고니 위버, 스티브 랭도 함께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이들은 9일 내한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블루 카펫 행사 등 일정을 소화하며 작품 홍보에 나설 예정이다.
'아바타 2'는 2009년 개봉해 글로벌 흥행 1위 자리를 지켜온 '아바타'의 후속작이다. 13년 만에 베일을 벗은 이 작품은 판도라 행성에서 제이크 설리(샘 워싱턴 분)와 네이티리(조 샐다나)가 이룬 가족이 겪는 위협, 이를 이겨내기 위해 떠나야 하는 여정과 전투 등을 그린다.
영화 '아바타: 물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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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는 개봉 당시 3D 신기술을 접목해 빼어난 영상미와 눈앞에서 벌어지는 듯한 실재감을 제공하며 흥행 대박을 터트렸다. 전 세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 한국에서도 1천만 관객을 돌파한 첫 외화에 등극했다.
'아바타 2'에서는 전작에서 보지 못했던 수중세계와 그 속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크리처(생물)들이 등장한다. 캐머런 감독은 "사막, 극지방 등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3D 등 특별관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작품인 만큼 '탑건: 매버릭'('탑건 2') 사례처럼 특별관 'N차 관람' 열풍을 일으키며 흥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극장들은 3D 관람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보고, 관련 상영 장비를 확충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한 상태다.
CGV의 경우 팬데믹 기간 형성된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새로운 3D 안경을 마련했다. 앞선 관객이 썼던 것을 소독 후 재사용해왔던 기존 제품과 달리 관객이 극장에서 사용한 제품을 집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롯데컬처웍스는 최근 서울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의 대형 프리미엄 상영관인 '수퍼플렉스'를 8년 만에 새로 단장해 개관했다. 가로 34m 길이의 스크린과 음향 시스템 및 좌석 공간을 개선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영화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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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 2'에 맞서 도전장을 내민 작품은 한국 뮤지컬영화 '영웅'이다. 일주일 뒤인 21일 관객을 찾는 '영웅'은 한국 최초 '쌍천만' 감독인 윤제균 감독이 '국제시장'(2014) 이후 8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동명의 창작 뮤지컬을 각색한 이 영화는 안중근 의사가 1909년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하기까지 과정과 순국을 다룬다.
주인공에는 원작 뮤지컬 초연부터 시작해 13년째 안중근을 연기해 온 배우 정성화를 내세웠다. 그 외 인물에 김고은, 나문희, 조재윤, 배정남, 이현우, 박진주 등 대중에게 친숙하지만, 뮤지컬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얼굴을 캐스팅했다.
작품 소재인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암살은 익히 알려진 이야기다. 하지만 영화는 거사에 주목하기보다 안중근 의사의 인간적 고뇌,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와 이야기, 독립운동가 동지들과 관계 등 그간 조명되지 않았던 부분에 집중했다.
영화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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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파적 요소와 국내 관객에게는 아직 익숙하지 않은 뮤지컬 영화 포맷을 어떻게 풀어냈느냐가 흥행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의 선전 등에 힘입어 사회적 분위기가 반전된 점 등이 영화 흥행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황재현 CGV 커뮤니케이션 실장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에 이태원 참사 등의 사회적 문제가 겹치며 전반적 사회 분위기가 가라앉았었지만 최근 월드컵 등을 계기로 다시 한번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극장가에서는 일주일 간격으로 서로 성격이 전혀 다른 대작이 개봉함에 따라 두 작품이 경쟁이 아닌 시너지를 내며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지난 5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로 생겨난 활력이 '범죄도시 2'와 '탑건 2' 등으로 이어지며 국내 영화 시장이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게 된 것과 같은 양상이 펼쳐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형호 영화시장분석가는 "'아바타 2'는 시각적 측면, '영웅'은 뮤지컬 영화라는 점에서 '극장에서 볼만한 영화'가 두 편 나왔다고 볼 수 있다"며 "영화관 시장 전체는 코로나19 이전의 12월만큼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극장가 최고 성수기 중 하나인 12월의 경우 2018년에만 해도 1천200만명의 관객이 몰렸으나,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12월 143만명으로 쪼그라들었다가 지난해 12월에는 850만명 수준으로 회복했다.
이신영 롯데컬처웍스 홍보팀장은 "올 연말 최고 기대작인 '아바타 2'와 한국 영화 기대작인 '영웅'으로 많은 관객이 극장을 다시 찾아올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그 흐름이 내년 1월까지 이어진다면 팬데믹 기간 만들어져 아직 개봉하지 못한 작품들이 용기를 얻고 나와 선순환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eddie@yna.co.kr, stop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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