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영화 '서울의 봄'에서 마지막까지 육군 벙커를 지켰던 군인, 고 정선엽 병장입니다. 대학 재학 중 입대했다 목숨을 잃은 정 병장에 대해 44년 만에 명예졸업장 수여가 검토되고 있다고 합니다.
정수아 기자입니다.
[기자]
반란군이 쳐들어온단 소식에 장군들도 도망가 버린 벙커…
그 벙커를 외로이 지키던 이름 모를 군인, 정선엽 병장은 공수부대의 총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정훈채/고 정선엽 병장 형 : 국방부 장관은 사수 명령을 내렸다고 그래요. 이제 동생이 생명을 던진 거죠.]
그후 44년, 미처 학업을 마치지 못한 정 병장에게 학교는 명예 졸업장을 주는 것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정훈채/고 정선엽 병장 형 : 사고 나기 한 주 전에 통화를 했는데 이제 곧 제대하고 조선대학교 졸업하면 제가 유학도 보내주기로 약속하고.]
억울한 죽음이 '순직'에서 '전사'로 바로 잡힌 것도 40년이 넘게 흘러 지난해 결정됐는데, 이제는 하늘에서나마 못다 한 공부마저 끝내게 됐습니다.
[정규상/고 정선엽 병장 동생 (2022년 9월) : (당시엔) 힘이 없으니까 얘기를 해도 항변할 수도 없고 그 억울함을 어떻게 표현하기가…]
정 병장이 다닌 조선대는 이번 영화의 촬영지 중 하나였습니다.
"(뭐 이런 어려운 시기에 서로 같은 편하면…) 대한민국 육군은 다 같은 편입니다."
-영화 '서울의 봄'
쿠데타 직전, 두 주인공이 대치하는 이 장면을 캠퍼스에서 촬영했습니다.
영화 속 지하벙커 역시 이 곳이 배경이 됐습니다.
[정훈채/고 정선엽 병장 형 : 당시에는 불행하다고 생각했지만 결국은 동생이 지켰던 것이 결국은 승리한 거 아니겠어요. 헛된 죽음은 아니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조선대는 내년 2월 졸업식에 맞춰 정 병장의 졸업장을 수여할 예정입니다.
[화면제공 조선대학교·동신고등학교 동창회]
[영상자막 장희정]
정수아 기자 , 임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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