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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김미영 1형당뇨환우회 대표 인터뷰 기사는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첫 번째 인터뷰 기사는 지난 15일[삶] 아이들이 학교 화장실에서 인슐린 주사 맞는 이유라는 제목으로 나갔습니다.] 연합뉴스와 인터뷰 중인 김미영 대표 [촬영 윤성우]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선임 기자= 1형당뇨가 있는 아들을 둔 한 어머니는 아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낼 때마다 긴장한다. 1이라는 숫자가 사라지지 않을까 봐 걱정되기 때문이다. 아들이 문자 메시지를 봤다면 수신 여부를 나타내는 1이라는 숫자가 없어진다. 이는 아들한테 큰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1이라는 숫자가 계속 남아 있으면 혹시 아들이 저혈당 상태에 빠져 의식을 잃은 것은 아닌지 노심초사하게 된다. 1형당뇨 부모들은 하루하루를 이렇게 산다. 혹시 1형당뇨 자녀가 잠을 자다 저혈당 쇼크를 겪는 것은 아닌지, 과음해서 혈당 상태가 어떠한지를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오늘 하루는 무사하게 지냈는지 걱정에 끝이 없다. 김미영(46) 1형당뇨환우회 대표는 이런 부모들과 아픔을 같이하고, 그걸 넘어서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다. 말로만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제도와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직접 나선다. 환우회 회원들이 김 대표에게 갖는 신뢰가 큰 것은 김 대표의 이런 헌신적 실천력 때문이다. 김 대표는 지난 9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는 1형 당뇨에 대한 편견이 많다"면서 "인식 개선과 함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간호사가 있는 어린이집조차도 원내의 어린 아동에게 인슐린주사를 놓지 않고 있다"면서 "이는 관련 법률이 제대로 정비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학교 시험, 입사 시험 등 여러 가지 시험에서도 1형당뇨인들은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면서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관련 법령이 제대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미영 대표 가족사진 맨 뒤는 남편, 김 대표 왼쪽은 첫째 아들 정소명 군, 오른쪽은 둘째 아들 [본인 제공] 김 대표는 중학생인 1형당뇨 아들을 둔 엄마다. 아들 정소명 군은 4살 때 1형당뇨 진단을 받았고, 지금은 비당뇨 아이들과 다름없이 건강하게 운동하고 공부하고 있다. 국립 순천대학교 정보통신공학과의 학부와 대학원을 졸업한 김 대표는 모토로라에 이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서 프로그램 개발자로 근무하다 퇴사했다. 2017년부터는 1형 당뇨병 환우회 대표로 일하고 있다. 김 대표의 삶은 미국의 영화 '로렌조 오일'(1993년)처럼 만들어져 2024년 한국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로렌조 오일'은 한 부부가 부신 대뇌백질 위축증(ALD)이라는 희귀한 병에 걸린 아들을 살리기 위해 모든 서적을 탐독하고, 자체 실험에 도전해 치료제 개발에 성공한다는 이야기다. 이 부부는 의료진과 일부 환우회 회원들에게 부정당하는 고통을 극복하고, 수많은 환자를 살려냈다. 김 대표도 어려운 과정을 거쳐 연속혈당측정기를 국내에 도입했지만, 관세법 위반 등의 혐의로 식약처, 관세청, 검찰의 조사를 7차례나 받았다. 미국의 한 연속혈당측정기 센서 제조사는 김 대표의 헌신적 활동에 감동한 나머지 동남아에 세우는 공장의 생산라인 1호를 '미즈 미영'이라고 이름 지었다고 한다. 이 공장은 내년에 준공된다. 김미영 대표와 아들 정소명 군 돌 사진 [본인 제공] -- 취미는 무엇인가. ▲ 요리하는 것을 좋아한다. 어린 시절 3자매 중 집안일은 둘째인 내가 많이 했다. 2살 위인 언니는 나보다 공부를 잘했기에 부모님이 일을 시키지 않았다. 막내는 나보다 4살 아래여서 일할 수 있는 나이가 안됐다. 나는 집안일을 하면서 요리도 했는데, 만든 음식을 여러 이웃집에 나눠주기도 했다. -- 남 돕는 것을 어릴 때부터 좋아했나. ▲ 청소년기에는 별로 사교적인 사람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친구들이 많았던 것은 내가 남들에게 뭔가 해주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인 듯하다. -- 본인 성격은. ▲ 집요하고 끈질긴 편이다. -- 본인의 장단점은. ▲ 성실한 것은 장점이다. 단점은 감정이입이 잘 돼서 많이 운다는 것이다.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면서 우는 일도 있다. -- 본인 인생에서 후회되는 것은. ▲ 학교 다닐 때 다른 아이들처럼 놀러도 가고, MT도 가고, 미팅도 했었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한다. 아르바이트하느라 그런 걸 못 해봤다 -- 본인 인생에서 하이라이트는. ▲ 우리 아이들을 낳은 순간, 엄마가 되는 그런 순간들이다. 김미영 대표 아들 정소명 군 4살 때 입원 당시의 모습 [김미영 대표 제공] -- 저소득층 아이들은 1형당뇨 관리가 쉽지 않을 듯하다. ▲ 우리 환우회에 교육받으러 오는 사람은 열정이 있고, 경제적 여유가 있으며, 시간도 있는 분들인 경우가 많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방치될 수 있다. 이런 분들을 나라가 도와줘야 한다. 그러면 아이들은 정상적인 학교생활이 가능하고, 결혼도 하고, 직장도 다니고, 세금도 낼 것이다. -- 부모가 없거나 한부모 가정, 조부모 가정의 아이들은 당뇨 관리가 쉽지 않을 듯한데. ▲ 한번은 보육원에서 연락이 왔다. 그 시설에 있는 한 아이가 1형 당뇨인데, 자기들은 인슐린 주사를 놓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그건 불법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논란이 벌어졌다. 인슐린 주사는 비의료인인 당뇨인과 보호자가 하는 행위여서 보육원 선생님이 주사할 수 있다는 것이 나의 견해였다. 복지부는 그건 안된다는 의견을 보내왔다. 논란 끝에 결국 그 어린아이가 직접 주사하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 현행법상 어린이집 간호사도 인슐린을 주사할 수 없나. ▲ 영유아보육법 제32조에는 투약행위를 할 때 이를 보조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보조라는 말의 해석이 어린이집마다 다르다 보니 주사를 해주는 곳도 있고 안 해주는 곳도 있다.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는 영육아보육법이 아닌 학교보건법을 적용받는데, 이 법률에는 투약을 보조한다는 조항조차 없다. 그러니 여전히 엄마가 학교에 대기하고 있다가 주사를 놓는다. 인슐린 펌프 부착한 정소명 군 [김미영 대표 제공] -- 인슐린 펌프가 있는데 굳이 엄마가 주사를 놓아야 하나. ▲ 인슐린 펌프를 사용하는 사람은 전체 1형당뇨인의 5% 정도밖에 안 된다. 상당수의 아이가 직접 주사하거나 부모님 등의 도움을 받는다. 그런 기기가 있는 줄도 모르는 사람이 적지 않다. 알아도 과거 방식이 습관화돼서 새로운 기기를 사용하지 않기도 한다. 돈이 없어서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 1형당뇨 아이가 초등학생이라면 담임 선생님께 알려야 하나. ▲ 만에 하나 있을 수 있는 극단적인 상황에 대비해 이야기하는 게 좋다. 그런 사정을 말하면 담임선생님 중에는 한숨을 푹푹 쉬는 분도 있다. 학기 초에 정신이 없는데, 손이 많이 가는 아이가 들어와 골치 아프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그렇지 않은 선생님들도 많다. -- 중학생 아들 정소명 군은 먹고 싶은 것을 먹고 있나. ▲ 비당뇨 아이들과 다르지 않다. 연속혈당측정기와 인슐린펌프 덕분이다. 친구들과 떡볶이를 먹으러 갈 때가 있다. 떡볶이집마다 주문 후 음식이 나오는 시간이 다르다. 빨리 나오는 집에 간다면 떡볶이집 앞에 있는 횡단보도를 건너기 시작할 때 스마트 워치로 인슐린을 주입한다. 떡볶이가 늦게 나오는 집인 경우에는 식탁에 앉아 친구들과 수다 떨고 있을 때 주사한다. 이런 식으로 타이밍을 조절해 인슐린을 주입하면 친구들과 원하는 음식을 먹는 데 문제가 없다. -- 인슐린 펌프는 버튼을 누르면 인슐린이 자동으로 주입되는 것인가. ▲ 인슐린 펌프를 보통 스마트폰에 연동시켜 사용한다. 우리 아이는 환자주도의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스마트워치의 버튼을 누르면 블루투스로 인슐린펌프에 전달돼 인슐린이 자동으로 주입된다. 이전에는 옷을 들어 올리고는 배에 주사했다. 김미영 대표 아들 정소명 군이 7살 때 인슐린 펜을 사용하는 모습 [김미영 대표 제공] -- 환우회 회원들끼리 서로 도울 일이 많을 것 같다. ▲ 경주에 사는 1형 당뇨 아이가 용인의 에버랜드로 놀러 왔다. 그런데 엄마가 아이의 혈당측정기 센서가 떨어졌다면서 자기가 직접 에버랜드로 올라오겠다고 했다. 용인에 사는 나는 직접 숙소에 가서 아이를 불러내고는 차 안에서 센서를 부착했다. 이런 식으로 엄마들끼리 서로 돕는 일이 적지 않다. 자녀와 연락되지 않아 확인해주는 일도 있다. 판교의 회사에 다니는 젊은 여성이 있었다. 그는 자취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연락이 안 된다고 부모가 걱정했다. 혈당 수치가 부모에게 원격으로 전달돼야 하는데, 그게 두절된 상태였다. 내가 사는 곳은 판교에 가까운 지역이어서 직접 자취방에 찾아가려고 집을 나섰다. 그때 부모로부터 연락이 왔다. 그녀는 전날 과음을 하고는 세상모르게 자고 있었다고 한다. -- 1형 당뇨 자녀에게 연락이 안 되면 걱정이 클 듯하다. ▲ 마흔살의 1형 당뇨 아들을 두고 있는 어머니가 있다. 그 아들은 학창시절 공부를 잘했고, 지금은 큰 기업에서 일한다. 어머니는 불혹의 아들한테도 여전히 신신당부한다. "내 카톡 메시지에 답장하지 않아도 되니 읽기만 하거라. 카톡에서 1이 없어지지 않으면 엄청나게 걱정된다"고 수도 없이 말한다는 것이다. 수신자인 아들이 카톡 메시지를 읽으면 1이라는 숫자가 사라지고, 이는 아들에게 큰 문제가 없다는 뜻이어서 안심이 된다는 이야기였다. -- 그 어머니가 걱정이 특히 많아진 이유는. ▲ 트라우마가 있다. 그 아들이 고등학생이었을 때에 시험 기간 후 집에 와서 누워있었다. 어머니는 아들이 피곤해서 쉬고 있는 것으로 알았다. 알고 보니 그때 저혈당이 온 것이다. 저혈당 상태가 일정 시간 지속되면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그 사건 이후 어머니는 아들의 나이 40세에도 여전히 걱정된다고 한다. 당뇨 캠프에 참석한 1형당뇨 청소년들 [김미영 대표 제공] -- 환우회 모임을 하면 어느 정도 모이나. ▲ 20∼30가정이 모인다. 인원수로는 100명 안팎이다. 연속혈당측정기가 없던 시절에는 프로그램을 짜봤지만 실천할 수 없었다. 엄마들끼리 모여 앉아 이야기하다가 아이가 뭘 먹는지 봐야 하고, 혈당 체크하러 쫓아다니는 일이 계속되었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연속혈당측정기와 인슐린펌프 덕분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 모임을 하면 많이 울게 된다고 하던데. ▲ 인터넷 환우회 커뮤니티에서는 누구누구 엄마로만 알고 있고, 인터넷 글로만 접하다 얼굴을 처음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 말 한마디도 건네지 않은 초면 상태인데도 얼굴을 보자마자 눈물을 흘린다. 서로 얼마나 힘든지 알기 때문이다. -- 1형당뇨 아이는 학교에서 시험 보는 데 지장 없나. ▲ 학교마다 다르다. 학업성적관리위원회가 판단하게 되는데, 혈당 기기에서 나는 경고음이 다른 아이들에게 방해가 될 수 있다고 하여 단독 고사장에서 시험을 보게 하는 경우가 있다. 중학생인 우리 아이가 그런 사례다. 혈당기기를 선생님께 제출하거나 가방에 넣어 두고 교실에서 시험을 보는 경우도 있다. 의료기기 규제혁신 정책 발표장에서 김미영 대표 [연합뉴스 자료사진] -- 수능시험은 어떻게 보나. ▲ 고등교육법에 따라 장애인은 보조기구를 갖고 시험장에 들어갈 수 있다. 귀가 잘 안 들리는 사람은 보청기를, 눈이 안 좋은 사람은 확대경을 갖고 시험을 볼 수 있다. 의료기에 대해서는 그런 법률 조항이 없다. 그래서 수능 시험일 4개월 전인 7월에 우리 단체는 매번 교육부 대입정책과에 공문을 보낸다. 시험을 볼 때 단독 고사장을 배치해주고, 전자 의료기기를 소지할 수 있도록 허가해달라는 내용이다. 법률이나 시행령에 그런 조항이 없다 보니 매년 그렇게 해야 한다. 담당 공무원도 2∼3년마다 바뀌니 공문을 보내지 않으면 시행이 제대로 안 된다. -- 전자 의료 기기란 무엇인가. ▲ 혈당 수치만 받는 디스플레이다. 우리 환우회가 의료기기 업체를 통해 이 기기를 대여해주고 사용하는 방법을 미리 연습하게 한다. 휴대전화는 시험장에 갖고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 토익·토플 같은 시험을 볼 때도 단독 고사장을 배치받나. ▲ 선진국은 토익·토플뿐 아니라 국가의 모든 자격시험에서 1형당뇨인을 배려한다. 저혈당이 오면 시험을 중지하고 회복될 때까지 기다려준다. 우리나라에서는 그게 안 되니 1형당뇨인이 자기 몸 상태를 느낌으로 판단해야 한다. 의료기기 관리제도 개선방안 토론회(가운데 김미영 대표) [김미영 대표 제공] -- 입사 시험을 볼 때도 1형당뇨인은 손해를 볼 듯한데. ▲ 공부를 많이 했는데도 시험 보는 당일에 혈당 상태가 안 좋아서 결과가 나쁘게 나오는 경우가 있다. 남들은 1∼2번에 끝나는 시험을 10번 이상 치르기도 하는 이유다. 임용고시의 경우에도 어떤 환우가 단독고사장을 배치해달라고 교육청에 요청했는데 거절당했다. 왜 단독고사장이 필요한지 구구절절이 쓴 담당 의사 소견서를 제시한 뒤에야 단독고사장을 허용받았다. 지역마다 어떤 곳은 되고, 어떤 곳은 안 되다 보니 갈등이 일어나곤 한다. -- 1형당뇨 때문에 입사 시험에서 탈락하는 사례가 있나. ▲ 남자의 경우 입사 지원서 서류에 군 면제 사유를 적게 된다. 그래서 1형당뇨 환자임이 밝혀질 수밖에 없다. 한 청년은 어떤 대기업의 모든 전형 단계를 통과해 인턴으로 들어가게 됐다. 채용을 전제로 하는 인턴이었다. 근무 시작만 기다리고 있던 어느 날 갑자기 합격 취소 통지가 날아왔다. 유일하게 그한테만 그런 통지가 왔는데, 그건 1형 당뇨인이라는 점 때문이었다. -- 1형당뇨 때문에 파혼하게 되는 경우도 있나. ▲ 상대방이 그만 만나자고 하는 사례가 가끔 있다. 서로 좋아서 연애를 시작했는데, 상대방에게 1형 당뇨임을 알렸더니 그만 사귀자고 하는 것이다. 환우 중에 외국기업에 다니고 능력도 뛰어난 젊은 여성이 있다. 해외에 나가 공부하고 돌아온 사람인데, 한 남자가 결혼하자고 했다. 이 여성은 1형당뇨가 있음을 밝혀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해 그렇게 했는데 이별 통보를 받았다. 이는 그에게 트라우마가 됐고, 이후 새로운 남자친구를 사귀는 것이 쉽지 않았다. -- 그 이후 남자친구를 사귀는 일이 없었나. ▲ 최근에 다시 사귀는 사람이 생겼는데, 그 트라우마로 인해 당뇨임을 알리지 못하고 있었다.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나한테 의견을 묻기에 솔직하게 이야기하라고 권했다. 그는 용기를 내서 말했는데, 남자 친구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면서 빨리 결혼식을 올리자고 했다. 최근에 그 여성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결혼 날짜를 잡았다는 소식이었다. 인슐린을 개발한 프레더릭 밴팅 교수 -- 인슐린은 누가 개발했나. ▲ 인슐린이 나온 지 100년이 됐다. 1921년 캐나다의 프레더릭 벤팅 교수가 개의 췌장에서 인슐린을 추출해 개발했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것은 동물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유전적 변형으로 사람 인슐린과 동일하게 만들어졌다. 매년 11월 14일은 세계 당뇨인의 날인데, 이는 벤팅 교수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다. -- 인슐린은 어떤 회사들이 공급하나. ▲ 미국의 일라이 릴리, 덴마크의 노보노디스크, 프랑스의 사노피 등 다국적 제약 3사가 주로 공급한다. 인슐린 제조 기술의 핵심은 순도를 높이는 것인데, 그 과정이 쉽지 않다고 한다. 한국 제약사들도 인슐린 제조를 시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 수입에 의존하면 인슐린 공급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지 않나. ▲ 국가 간 분쟁이 생기면 인슐린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수도 있다. 국제관계에 위기가 발생하면 제약사가 있는 나라의 정부는 자국민을 위해 일정 분량의 인슐린을 확보하라고 요구하기 때문에 다른 나라로 들어가는 양이 줄어들 수 있다. 우리 집은 1년 치 정도의 인슐린을 냉장고에 넣어두고 있다. -- 북한에는 인슐린이 공급되나. ▲ 북한에는 인슐린 공급이 거의 안 된다. 1형당뇨를 진단받으면 얼마 안 돼 죽게 된다. 인슐린이 북한에 공급된다고 하더라도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일반 주민이 구입하기가 불가능하다. 북한에서는 인슐린을 주입할 일회용 주사기도 구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김미영 대표의 저서 '우리는 1형당뇨를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 1형당뇨를 중증난치질환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해당 기관에 여러번 전달했나. ▲ 몇 년 전부터 여러 번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우리 의견을 모아 전달했다. 올해 9월에도 의견서를 전달했지만, 11월인 지금까지 제대로 된 회신이 없다. 우리는 환자들의 의견을 모아서 오랜 시간 신중하게 작성해 의견서를 보낸다. 이 의견서를 공단은 제대로 읽어보지 않고 매번 똑같은 내용의 형식적 답변만 하는 경우가 많다. 답답해서 전화해도 연락이 잘 안되곤 한다. -- 복지부 장관을 만나는 게 빠를 듯한데. ▲ 담당 과장님도 만나기 힘든데 보건복지부 장관님은 어떻게 만날 수 있는지 궁금하다. -- 1형당뇨병이라는 이름을 바꾸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나. ▲ 췌도부전증으로 바꿨으면 한다. 당뇨라는 말은 소변에서 당이 나온다는 의미다. 당뇨병 환자들이 모두 소변에서 당이 검출되는 것은 아니다. 당뇨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을 경우에 당이 나온다. 신장 기능이 중단된 경우에 신부전증이라고 하는 것처럼, 췌도(膵島) 기능이 멈추면 췌도부전증이라고 하는 게 맞다. 췌도는 췌장 내 랑게르한스섬이라는 내분비 세포 집단으로, 인슐린을 분비하는 곳이다. -- 본인의 저서 '우리는 1형 당뇨를 선택하지 않았습니다'가 세종 도서로 선정됐다고 하던데. ▲ 세종도서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매년 발표하는 도서 선정 작업을 말한다. 올해는 10개 분과 9천896종의 도서가 접수됐고 최종 550종이 선정됐다. 나의 책은 기술 과학 분야 537종 가운에 선정된 45종 중의 하나다. 1형 당뇨 가족뿐 아니라 외부에서도 책의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라고 생각하니 뿌듯하다. 이 책을 통해 1형당뇨가 일반에게 제대로 알려지기를 희망한다. (취재지원 윤성우 인턴 기자) keunyoung@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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