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총기 피습 사건을 계기로 국내 정치권의 피습 사례가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팬덤 정치'가 활발해지고 대화와 타협의 공간이 사라지며 이 같은 사례가 더 빈번해질 수 있단 우려 속에 혐오정치 근절을 위한 근본 대책이 필요하단 지적이 제기됩니다.
박광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1월 부산 가덕도 신공항 예정지를 방문한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
취재진과 지지자 등 인파에 섞인 한 남성이 사인을 해달라고 접근한 뒤 비명이 터져 나왔습니다.
[김 모 씨 / 피의자 (지난 1월) : (거취 표명 예고했는데 입장이 어떠세요?) 사인 하나만 해 주세요.]
불과 3주 뒤,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은 도심 한복판에서 중학생이 휘두른 돌덩이에 10여 차례 가격당했습니다.
2년 전엔 민주당 대선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섰던 송영길 전 대표가 70대 유튜버에 둔기로 수차례 공격받았고,
2006년 지방선거 당시 한나라당 대표이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피습으로 얼굴 봉합 수술까지 받아야 했습니다.
[이성헌 / 당시 한나라당 사무부총장 (2006년 5월) : 군중 속에서 나와 계단에 발을 하나 걸치는 순간에….]
반복되는 피습마다 정치권은 경호 강화 등 대책 마련을 한목소리로 강조해 왔습니다.
하지만 불특정 다수와 접촉할 수밖에 없는 유세 특성상 '과잉 경호' 논란은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김환목 / 신안산대 경호경찰행정학과 교수 : 유권자와 만나는 걸 경호나 경찰에서 막거나 하면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본인도 싫어하고 유권자도 싫어해요. 만날 수 있는 안전거리를 50cm로 한다, 70cm로 한다….]
그러면서 보다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단 지적도 제기됩니다.
맹목적 추종세력에 기대며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실종되고, 상대 세력을 '악마화'해 극한 대치를 부르는 정치 지형 자체가 문제라는 겁니다.
진영·팬덤 정치 폐해를 막기 위해 승자독식 선거제 등 '게임의 룰' 자체를 개선해야 한단 주장은 번번이 눈앞의 표심에 가로막혀 공허한 메아리에 그쳤습니다.
[김진표 / 전 국회의장 (지난 5월) : 당의 명령에 절대복종하지 않으면 큰 패륜아가 되는 것처럼…. 수박으로, 그것도 뭐 왕수박, 중간수박 이렇게 평가하는…. 대의 민주주의의 큰 위기다….]
응집력 강한 소수의 목소리가 절대적 비율 이상으로 '과대표' 되는 상황을 막고,
증오와 혐오의 정치 문화를 없애지 않는다면 이 같은 테러가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단 우려가 나옵니다.
YTN 박광렬입니다.
촬영기자;이성모 한상원
영상편집;양영운
YTN 박광렬 (parkkr082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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