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의원회관 1층 로비엔 2개월 가까이 꽃과 나무가 가득합니다. 22대 국회 개원과 상임위 보임을 축하하는 화분이 계속 밀려오는 겁니다. 문제는 의원실에서 다 가져가지도 못할 정도라는 것. 현장에 가보니 화분에 달린 영수증에 있는 배송 완료 일자가 5월 31일, 6월 1일인 게 적지 않았습니다. 많게는 한 달 반가량을 로비에서 그냥 시들고 있는 겁니다.
국회의원, 보좌진, 일반 방문객, 출입기자 등 의원회관 로비를 오가는 사람은 무척 많습니다. 대부분 '와, 많이 쌓여있네', '아깝다' 정도 생각하고 스쳐 지나갈 뿐입니다. 대체 몇 개나 될까요? 직접 세어봤습니다. 지난 19일 기준, 동양란 852개, 큰 나무 화분 182개를 포함해 총 1,241개였습니다. 이거 돈으로 따지면 얼마일까요? 역시 직접 계산해보니 총 1억 98만 원으로 추정됩니다.
지난 1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1층 로비에 쌓인 축하 화분 〈JTBC 밀착카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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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국회사무처는 각 의원실에 "21일까지 찾아가지 않으면 일괄 폐기한다"고 공지했습니다. 공공기관이나 지자체의 경우 업무추진비, 유관기관 협력비 같은 명목의 돈으로 화분을 사서 보냅니다. 결국 세금이 낭비되는 셈입니다.
JTBC 〈뉴스룸〉 '밀착카메라'에서 이 내용을 보도하자 온라인에는 "버리지 말고 차라리 무료 나눔 하는 게 어떻겠냐" 같은 의견이 많이 올라왔습니다. 보도 이후 국회사무처는 당초 세운 '일괄 폐기' 계획은 일단 중단한 상태입니다. 국회사무처 관계자는 오늘(24일) JTBC와의 통화에서 "기부나 무료 나눔을 포함해 처리 방안을 고민하는 중"이라며 "식물이 시들고 있다 보니 최대한 빨리 방안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여러분의 의견은 어떠신지, 댓글로 남겨주세요.
이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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