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0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 가전전시회(IFA)에 전시된 중국 로보락의 신제품 ‘큐레보 슬림’(Qrevo Slim). 베를린/이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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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청소기 1위’로 정평이 나 있는 중국 로보락은 이달 6~10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 가전전시회(IFA)에서 그리 목이 좋은 자리를 차지하지는 못했다. 접근성이 좋지 않아 통상 스타트업이 찾는 9번 홀에 자그마한 부스를 차린 게 전부다.
구석진 자리와 달리 로보락의 신작이 받은 관심은 뜨거웠다. 지난 7일(현지시각) 로보락 부스를 찾으니, 신제품 ‘큐레보 슬림’(Qrevo Slim)과 ‘큐레보 커브’(Qrevo Curve) 앞에 이번 전시회의 ‘최우수 제품’이라는 문구가 달린 문패가 여럿 서있었다. 모두 테크레이다 같은 아이티(IT) 전문 매체가 자체 심사해 부여한 것이다.
큐레보 슬림의 두께는 8.2㎝로 시중에 판매되는 로봇청소기 중 가장 얇다. 로보락의 전작(8.8㎝)보다 더 수월하게 가구 밑을 지나다닐 수 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엘지(LG)전자가 올해 출시한 ‘코드제로 로보킹 인공지능(AI) 올인원’(10.6㎝)이나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인공지능 스팀’(10㎝)과는 2㎝가량 차이가 난다.
장애물을 탐지해 피해가는 내비게이션 기능도 진화했다. 기존에도 로보락의 장점으로 평가받아온 기능을 한층 더 강화한 셈이다. 빛의 반사 시간을 활용해 주변을 파악하는 라이다 성능을 개선한 동시에 삼원색(RGB) 카메라도 추가했다. 주변 사물의 색깔과 질감을 확인해 더 섬세하게 대응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먼지 흡입력과 물걸레 청소 기능도 개선됐다.
높은 턱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기능에 초점을 둔 큐레보 커브도 이번에 공개했다. 큐레보 커브가 넘을 수 있는 턱의 최대 높이는 3~4㎝. 엘지전자 로보킹 제품(약 2㎝)의 최대 두 배에 이른다. 문턱이 있는 방이나 두꺼운 카펫 위를 드나들기 한층 수월해진 것이다. 부스에서는 실제로 큐레보 커브가 앞에 있는 4㎝ 높이의 이중 턱을 감지하고 몸통 앞부분을 든 뒤 단번에 넘어가는 시연 과정을 볼 수 있었다. 로보락의 마케팅을 담당하는 댄 참은 “시장에서 반응이 굉장히 좋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기능 중 하나”라고 했다.
시장에서는 로보락이 또 다시 흥행 몰이에 성공할지 주목하고 있다. 중국에서 먼저 판매되고 있는 두 제품은 이번 가전전시회를 기점으로 전세계에 순차적으로 출시된다. 큐레보 슬림과 큐레보 커브의 유럽 내 판매가격은 각각 1299.99유로(약 193만원), 1499.99유로(222만원)다.
로보락과 국내 업체 간 격차가 더 벌어질지도 관심사다. 엘지전자는 올해 처음으로 먼지 흡입과 물걸레 청소 등을 모두 하는 로봇청소기를 내놓으며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냈으나, 아직 가시적인 성과는 거두지 못한 상황이다. 조주완 엘지전자 사장은 지난 6일 독일 베를린 가전전시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로봇청소기에서) 밀리는 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막 팔리기 시작했으니 잘하겠다”고 말했다.
베를린/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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