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제축구연맹 FIFA가 대한축구협회에 경고성 공문을 보냈습니다. 한국이 월드컵에 나갈 수 없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데, 가능성이 있는건지, 스포츠부 이다솜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이 기자, 먼저 공문의 내용이 궁금합니다.
[기자]
피파는 지난달 30일 "축구협회의 감독 선임과 관련한 문체부 감사를 비롯해 국회 현안질의 등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며 "축구협회는 제3자의 지나친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할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축구협회에 보냈습니다.
[앵커]
FIFA가 세계 축구를 관장하는 곳이지만, 이러한 경고를 할 권리가 있는 겁니까?
[기자]
FIFA는 정관에 회원 협회는 독립적으로 운영돼야 하고, 제 3자의 간섭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의무를 위반하면 회원 협회의 잘못이 아니더라도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내용 역시 정관에 있습니다.
[앵커]
제 3자라는 게 정부나 의회 같은 정치적 압력을 말하는 거겠죠. 실제로 정부가 개입한 사례로 징계 받은 나라가 있습니까?
[기자]
지난 2016년 쿠웨이트는 정부가 체육단체 행정 개입이 가능하도록 법을 개정했다가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습니다. 당시 러시아 월드컵 2차 예선을 치르고 있던 쿠웨이트는 몰수패 처리 됐고, 같은 조에 있던 우리나라가 이득을 본 사례도 있습니다. 또, 제각각이지만 케냐, 파키스탄, 스리랑카 등이 정부 개입으로 FIFA의 징계를 받은 사례가 있습니다.
[앵커]
문체부가 이런 내용과 공문이 온 사실을 모르진 않았겠죠?
[기자]
네, 문체부는 감사 결과를 발표하기 전 FIFA의 공문 내용을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2일 감사 결과 발표 역시 FIFA의 제재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 됩니다.
최현준 / 문체부 감사관
"축구협회에는 상당히 독립성이 존중이 되어야 합니다. 저희들이 특정한 조치를 요구하는 것은 아닙니다."
직접 문체부에 문체부가 생각하는 정부의 간섭 범위에 대해 질의를 했는데, 직접 회장을 임명하라고 지시를 하거나 국가대표 감독을 임명하라고 지시하는 사안을 해당 경우로 본다며, 이번 사안은 해당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앵커]
감독과 협회장이 국회 청문회에 불려갔지만, 정부의 간섭은 아니라고 보는건데,, 우리와 비슷한 사례가 있습니까?
[기자]
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조 최하위를 기록하자 감독과 협회장이 청문회에 출석해 질타를 받았는데요. 당시 FIFA는 축구에 정치가 개입하지 말라며 경고를 했지만, 프랑스 정부가 되레 '내정간섭'이라고 반발했고, 징계가 없던 경우도 있었습니다.
[앵커]
정치의 간섭이라는게,, 보는 시각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어서 어려운 문제같습니다.
[기자]
감독 선임 감사 발표 후 문체부는 출입기자들에게 "축구협회의 결정에 자율성을 준 것이 아니다. 합리적 방안 마련을 요구하는 것이다"는 추가 설명을 내놨는데요. 사실상 정부가 감독을 바꿔야 한다는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또, 유인촌 문체부 장관이 감사 결과 발표 전부터 정몽규 축구협회장의 4선 승인 불허 의사 등을 확고하게 밝힌 부분 역시 보는 시각에 따라 정부의 압력으로 비춰질 수 있습니다.
[앵커]
만약 징계받으면 월드컵을 못 나가게 되는 겁니까?
[기자]
FIFA의 징계는 월드컵만 해당되는 게 아닙니다. 각종 연령별 대회와 클럽축구까지 모두 적용 돼 축구 산업 전체를 날려버릴 수 있는 나와선 안되는 결과곘죠.
[앵커]
월드컵 탈락을 말하는 여론까지 나오고 있던데, 신뢰 회복까지 참 갈길이 멀어보입니다.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이다솜 기자(ld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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