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카드사, 금감원 직원에 이어 검사까지 사칭한 보이스피싱범이 은행 직원의 기지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수 천만 원을 한꺼번에 인출하려는 피해자를 보고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렸습니다.
조윤정 기자가 보도입니다.
[리포트]
모자를 쓴 여성이 대화를 나누던 남성의 가방에 봉투를 넣어줍니다.
자리를 뜨려는 찰나, 사복경찰 두 명이 다가와 남성을 붙잡습니다.
여성은 힘이 빠진 듯 그 자리에 주저앉습니다.
지난달 27일 서울 도봉구의 한 공원에서 전화금융사기 수거책이 검거되는 모습입니다.
피해자 조모 씨는 전날 '신용카드가 발급됐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발급한 적 없다"고 하자, "범죄에 연루됐다"며 카드사, 금감원 등에 전화를 하도록 유도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남부지검 검사'를 사칭한 사기범은 "계좌에 이상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한도까지 대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조모씨 / 전화금융사기 피해자
"검사라는 분이 '이거 사건 지금 비밀리에 수사하고 있는 건데 어떻게 이런 (전화)번호를 알았냐'고 막 뭐라고 해요."
조 씨는 은행에서 수표로 6300만 원을 인출하려 했는데, 심하게 불안해하는 모습을 본 은행원이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이 여성은 잠복 경찰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빈 봉투만 전달했습니다.
검거된 수거책은 "건당 10만원에서 15만 원에 돈을 받아오는 일만 했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신고한 은행원에게 감사장을 주고 공범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TV조선 조윤정입니다.
조윤정 기자(yjch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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