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족집게' 펜실베이니아 노샘프턴 민심을 듣다
[앵커]
미국 대선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여전히 승자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는 초박빙 판세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승부를 가를 7개 경합주, 그 중에서도 모두가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는 펜실베이니아에는 '대선 족집게'라고 불리는 도시가 있습니다.
경합주 중에서도 경합지로 꼽히는 노샘프턴을 정호윤 특파원이 다녀왔습니다.
[기자]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최대 도시 필라델피아에서 차로 두 시간 가량을 더 달려 도착한 노샘프턴 카운티.
인구 30만명 가량의 작은 도시에서 대선 사전투표가 한창입니다.
평일이지만 주민들의 투표 행렬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4년 전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한 이들이 의회 폭동까지 벌였던 뼈아픈 경험은 투표장 분위기를 바꿔놓았습니다.
무장 경찰이 지키고 있는 검색대를 통과해야만 비로소 투표소로 입장할 수 있는데, 언론의 접근도 매우 제한적이었습니다.
노샘프턴은 8년 전에는 트럼프를, 4년 전에는 바이든의 손을 들어줬는데요.
이곳에서 패배하고도 백악관에 입성한 것은 1912년 이후 단 3차례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해리스를 지지하는 이들도, 트럼프를 응원하는 이들도 여기서 지면 끝이라고 말할 정도입니다.
미국 정치 전문가들이 노샘프턴을 '대선 족집게' 혹은 '대선 풍향계'라고 부르는 이유입니다.
"지난 4년은 많은 사람들에게 정말 힘든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지난번에 투표하지 않은 사실이 우리 경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 깨닫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제 가장 큰 관심사는 민주주의와 현 정부 시스템 보존입니다. 민주주의를 보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초박빙 판세를 반영하듯 민심은 확연히 갈렸습니다.
젊은층과 중장년층, 남성과 여성, 여기에 인종까지.
독불장군 트럼프와 보여준 것 없는 해리스에 대한 의구심과 기대감이 교차합니다.
"공화당이 최근에 한 일들, 예를 들어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고, 소수자 우대 정책을 폐지하는 것과 같은 것들이 걱정됩니다. 이것이 바로 제가 우려하는 부분입니다."
"저는 트럼프에 대해 전혀 걱정하지 않습니다. 제 생각에 해리스는 정책도 없고 고위직에서의 경험도 없습니다."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는 막바지 대선 레이스에 대한 우려는 생각보다 컸습니다.
"지난 토론에서도 알 수 있었듯, 이번 대선에서 가장 큰 결정 요인은 후보들이 실제로 임기 중에 무엇을 할지보다는 그들이 무엇을 하겠다고 말하는지인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 이는 미국 정치에서 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7개 경합주 중에서도 핵심 펜실베이니아를 이기기 위해서는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노샘프턴.
주민들은 허황된 공약이나 실패한 정책의 되풀이, 상대방에 대한 도 넘는 비판과 복수를 경계했고, 미래를 제시해달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이번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든, 우리는 나라를 이끌고 우리를 유익한 방식으로 이끌 수 있는 누군가가 이기기를 바랍니다."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유례없는 초박빙 판세에 노샘프턴의 민심도 예측불허입니다.
대선까지 남은 시간은 열흘, 백악관행 열차는 여전히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고 있습니다.
펜실베이니아 노샘프턴에서 연합뉴스TV 정호윤입니다. (ikarus@yna.co.kr)
#미국_대선 #D-10 #펜실베이니아 #노샘프턴 #경합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