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브루클린에 테러가 잇달자 공수부대 소장이 계엄군을 이끌고 진주합니다. 중동계 주민을 닥치는 대로 붙잡아 가두며 파멸을 자초합니다.
"애국심을 의심하나?"
"당신의 판단력을 의심하는 거요."
본분을 지키는 군인은 오히려 현실에 있습니다. 빈드먼 중령은 백악관 지시를 어기고 트럼프 탄핵 청문회에 출석했습니다.
"빈드먼 씨!"
"빈드먼 중령으로 불러 주십시오."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며 거듭 천명했지요.
"오늘 제가 입은 것은 미 육군 제복입니다."
바이든이 아프간 철군을 "놀라운 성공" 이라고 하자 합참의장이 받아쳤습니다.
"전략적 실패였다."
1987년 전두환 대통령이 민병돈 특전사령관에게 물었습니다.
"군 출동을 명령하는 게 어떤가."
단호하게 반대하자 물러섰다고 합니다.
"특전사령관이 안 된다면 할 수 없지."
이승만 대통령이 1951년 이종찬 육군 참모총장에게 계엄 선포를 지시했습니다.
이 총장은 훈령을 내려 거부했습니다. '군은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고 정치적 중립을 지키라.'
"(비상계엄 상황은 TV) 자막으로 떠서 그걸 보고 알았습니다."
곽종근 특전사령관은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가 위법해 따르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두 예하 부대장이 반박했지요.
"의원이 백쉰 명을 넘으면 안 된다, 들어가서라도 끌어내라 했다."
네 시간 전부터 병력을 대기시켰다는 제보도 민주당에 들어왔답니다.
그러다 이제야 실토했습니다.
여인형 방첩사령관도 "TV 보고 알았다"며 말했습니다.
"맞고 틀리고를 떠나 명령을 따라야 한다." "체포 명단, 정확히 기억도 안 난다"고 했지요.
최정예 특수부대 지휘관이 기자회견에 나선 것도 부적절합니다. 기밀인 실명과 얼굴까지 드러내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부대원들은 죄가 없다. 모든 책임 내가 지겠다"는 호소는 귀 기울일 만합니다.
지금 장병의 사기가 어떻겠습니까. 젊은 계엄군들이 고개를 숙이고 "죄송하다"며 국회를 빠져나오던 장면을 돌아봅니다.
"나는 몰랐다" "나는 안 했다" "기억 안 난다" "틀려도 따라야 한다"
망가진 별들을 보며 참담합니다.
"우리 군은 특정 정파가 아닌 국가에 봉사합니다."
12월 10일 앵커칼럼 오늘 '군인은 무엇으로 사는가' 였습니다.
윤정호 기자(jhyo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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