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손에 들어오는 아기 모시옷을 재단하고 있는 여성,
완성한 옷을 책상에 곱게 올려둡니다.
작업실에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모시옷 제작 과정과 한복에 대해 열띤 설명을 이어가는데요.
이 여성 누구일까요?
[이미래 / 예술가 : 제 이름은 이미래라고 하고요. 미국에서 왔고 베를린에서 15년 넘게 살고 있습니다.]
독일 베를린을 중심으로 한국과 독일, 미국을 오가며 활동하는 예술가, 이미래 씨,
사실 미래 씨에게는 특별한 사연이 있습니다.
태어난 지 한 달 정도 만에 미국에 입양된 건데요.
[이미래 / 입양 동포·예술가 : 1976년 4월 3일에 서울 동대문(추정)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사회복지사가 실제로 그곳에서 거주하는 의사로부터 입양 기관으로 추천을 받았고 사회복지사가 와서 저를 데리러 왔습니다]
백인이 주류인 사회에서 아시아계 입양인이 살아간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깊이 고민하던 이미래 씨는 성인이 됐을 무렵에야 한국을 찾았는데요.
[이미래 / 입양 동포·예술가 : 제가 한국으로 온 건 1997년이었어요. 그때는 꽤 어렸어요. 제가 처음 (부모님을) 찾기 시작한 건 20살쯤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아시다시피, 이건 평생의 시도였던 것 같아요. 자신의 태어난 이야기를 모르는 채 입양되는 사람에게 짐이 되거나 하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여러 번 한국에 왔고 미디어를 통해 가족에 대한 단서를 얻고자 했지만 결과는 항상 좌절로 돌아왔습니다.
낙담한 그녀를 다시 일으켜 준 건 한 사람의 격려였습니다.
[이미래 / 입양 동포·예술가 : 이 그림은 고인이 된 Grace Lee Boggs의 초상화입니다. 그녀는 시민권 운동가이자 작가, 철학자, 그리고 제가 십 대 시절 디트로이트에서 만났던 친절하고 관대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녀 덕분에 교육에 대한 헌신과 교육을 통해 사회를 바꾸려는 의지가 생겼습니다.]
누군가의 헌신과 사회를 바꾸려는 의지가 다른 사람에게 큰 울림을 줄 수 있다는 것,
미래 씨는 한인 입양인으로서 느낀 경험을 함께 나눠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됩니다.
예술과 마라톤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더 널리 알리기 위한 여정,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이미래 / 입양 동포·예술가 : 제가 마라톤을 달리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냈을 때, 그것은 일종의 속임수 같은 것이었습니다. 제 이야기를 주위에 알리고, 제 친가족과 부모님이 용기를 내어 나서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자신의 이야기로 시작된 도전은 자연스럽게 가족을 찾고 있는 다른 입양인에게로 향했습니다.
누군가 용기를 내지 못하고 있거나 도움이 필요하다면 자신이 도움이 됐으면 한 겁니다.
[이미래 / 입양 동포, 예술가 : '우리 지역 사회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우리 중 많은 사람이 겪고 있는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더 많은 관심을 끌 수 있을까?' 우리 모두 가족과 재결합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저는 또한 입양아들만이 아니라 입양아 뒤에는 가족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4월, 해외 입양인을 위한 마라톤 챌린지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도 그 연장선입니다.
자신의 입양 번호를 달고 '나의 가족을 향해 뛰어라'가 새겨진 티셔츠로 메시지를 전하는 미래 씨의 모습은
가족을 찾고 있는 다른 입양인들에게도 큰 용기를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소피 / 베를린 입양 동포, 친구 : 미래 씨에 대한 기사를 읽었어요. 그리고 기사에 매리 씨가 한국에서 입양되었고 저도 입양인이니까 연락했어요. 미래 씨는 러닝 프로젝트에 대해 말했고 저는 매우 감명 받았습니다. 정말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습니다.]
[레이첼 시스코 / 미국 입양 동포, 러닝 프로젝트 참여 : 참여할 수 있게 되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그녀는 정말 놀라운 예술가이고 그녀가 세상을 보는 방식과 그녀가 매우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 공간에 실제로 개입하는 방식에 대해 깊은 존경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녀가 하는 방식이 의미 있고 시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긴 여정, 누군가는 소득이 없을 무모한 도전이라고 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함께하는 이들이 있기에 미래 씨는 오늘도 용기를 내어 한 걸음 한 걸음씩 달려나갑니다.
[이미래 / 입양 동포, 예술가 : 저는 앞으로의 우리를 위해 당신에게 용기를 주고 싶어요. 만약 당신이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다면 그 기분을 떨쳐내 주고 싶어요. 저는 그저 당신을 만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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