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프랑스 파리를 찾은 바샤르 알아사드 부부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시리아를 수십년 철권통치한 알아사드 일가의 해외 은닉 재산 17조원을 찾아내려는 국제사회의 추적이 시작됐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사드 일가는 그간 국민 고혈로 축적한 자금으로 러시아, 오스트리아, 프랑스 등 유럽 곳곳에서 호화 호텔, 제트기 등을 사들이며 막대한 현금과 부동산을 숨겨놓은 것으로 추정됐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추적은 시리아 반군이 13년에 걸친 내전 끝에 지난 8일 수도 다마스쿠스를 점령하면서 바샤르 알아사드 일가가 러시아로 망명한 것과 맞물려 본격화했다.
53년간 2대에 걸쳐 학살자이자 독재자로 군림하던 아사드 일가는 권좌에서 줄행랑 퇴진하게 됐지만 그간 국영 기업 독점, 마약 밀매, 국제법 회피 등으로 자금을 축적해 해외 곳곳에 숨겨둔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빼돌려온 재산은 최대 120억 달러(17조2천억원), 최소 10억 달러(1조4천억원)로 미 국무부는 2022년 보고서에서 집계했다.
아사드 일가는 특히 1대 독재자인 하페즈 알아사드부터 2대 바샤르 알아사드로 내려오는 직계 가족뿐만 아니라 하페즈의 형제, 처남, 조카를 포함하는 방계 친인척까지 해외 재산 은닉에 동원한 것으로 국제사회는 보고있다.
바샤르의 부인이자 하페즈의 며느리인 영국 태생의 아스마 알아사드는 세계적 투자은행인 JP모건 출신인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들 일가는 러시아 모스크바에 2천230만 달러(약 320억원) 상당의 초고층 빌딩, 두바이에 4천300만 달러(약 620억원) 상당의 개인 제트기, 프랑스에 9천만 유로(약 1천290억원)에 달하는 부동산, 오스트리아 빈에 호텔, 루마니아 부동산 등을 거느린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조세회피처인 케이맨 제도에 18개에 달하는 HSBC 은행 계좌, 스위스에 크레디트스위스 계좌 등을 갖고 있는 것으로도 지목됐다.
이같은 은닉 재산을 추적하는 움직임은 국제 인권 변호사를 주축으로 개시됐으며, 이를 회수해 시리아 국민에게 돌려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제 범죄에 맞서는 변호사 단체인 G37 체임버스에서 아사드 일가의 재산을 겨냥해온 토비 캐드먼은 "아사드 일가는 폭력 범죄 뿐만 아니라 금융 범죄에도 전문가들이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추적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가능성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아사드 일가의 재산을 제재해온 백악관 전직 당국자 앤드루 타블러는 "국제적으로 추적이 있을 것"이라며 "그들은 돈을 세탁할 시간이 많았다. 그들은 항상 플랜B를 갖고 있었고, 망명을 위해 잘 준비돼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아사드 정권은 중앙은행을 통해 2년간 약 2억5천만 달러(3천580억원)에 달하는 현금뭉치를 모스크바 공항으로 실어나른 것으로 드러났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5일 보도했다.
아사드 정권은 2018∼2019년 모스크바의 브누코보 공항으로 거의 2톤에 달하는 100달러 짜리 지폐, 500유로 짜리 지폐를 실어날랐으며, 이를 러시아 은행에 입금한 기록을 확보했다고 FT는 전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아사드 정권이 러시아 군사 지원에 의존하고, 일가친척의 재산을 러시아로 빼돌리던 와중에 이뤄진 것이라고 FT는 덧붙였다.
newgla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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