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정보사 정 대령의 진술을 보면, 문상호 정보사령관은 이미 지난달부터 계엄준비 사실을 알았고, 실행의 핵심역할을 맡은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달 중순부터 정보사 정예 인력들을 선발해놨고, 계엄 이틀 전엔 부하 대령들에게 사실상 내란 가담을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김세로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 리포트 ▶
지난 11월 중순 정보사 정 모 대령은 문상호 사령관에게 공작을 잘하는 인원 15명을 선발해 보고하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또 다른 정보사 간부인 김 모 대령에게도 같은 지시가 내려갔습니다.
두 사람은 11월 22일, 정보사 정예 요원 명단이 담긴 서류봉투를 직접 문 사령관에게 전달했습니다.
계엄 선포 이틀 전인 12월 1일에는 문 사령관이 처음으로 계엄을 언급했습니다.
안산 상록수역 인근 식당에서 두 대령과 함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을 만난 뒤였습니다.
문 사령관은 노 전 사령관이 먼저 떠난 뒤 "계엄 선포가 안 되기를 바라지만, 만약 선포되면 당연히 장관님으로부터 명령이 내려올 것"이라며 "따라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계엄 당일인 3일 오후 4시 반.
문상호 사령관은 비화폰으로 정 대령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부대원 중 2개 팀, 약 20명 정도를 선발해 여단 본부로 소집하고, 각자 3-4일 정도 필요한 속옷과 양말, 세면도구를 지참하라는 지시였습니다.
저녁 8시부터 소집 인원들이 부대로 들어오기 시작하자, 비상계엄 선포 20분 전, 문 사령관은 대회의실에 모인 부대원들에게 직접 교육을 실시했습니다.
문 사령관은 교육에서 대원들에게 "특정 시설에 갈 수도 있다", "잠시 후에 중대방송이 있을 것이니 시청하라"고 말했습니다.
계엄이 선포된 직후인 10시 30분에는 "내일 아침, 2개 팀이 선관위에 가야 하니 아침에 출발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구체적 임무도 지시했습니다.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안 통과에도 별다른 지시가 없던 문 사령관은 비상계엄이 해제되고도 한 시간이 지난 뒤인 4일 새벽 5시 반에야 소집된 인원들에게 계엄 해제 사실을 알렸습니다.
MBC뉴스 김세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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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로 기자(sero@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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