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알래스카의 앵커리지 언덕.
하얀 눈은 듬성듬성하고 대신 푸른 잔디가 넓게 펼쳐졌습니다.
기후위기 탓에 북극권인 알래스카에서마저도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기대하기 힘들어졌습니다.
[알래스카 주민]
"저는 가끔 스노보드도 타는데 눈이 없으면 너무너무 슬퍼요."
[다이앤 홈즈/알래스카 주민]
"최악이에요. 옆길은 얼어붙어 있어서 위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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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암호화폐' 사랑, 기후 영향은?━
미국 트럼프 집권을 앞두고 기후위기에 대한 우려는 더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트럼프의 AI와 암호화폐에 대한 열정도 기후위기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입니다.
트럼프는 이달 초 '백악관 AI·암호화폐 차르(책임자)'에 전 페이팔 최고운영책임자 데이비드 색스를 임명하며, 소셜미디어에 "AI와 암호화폐는 미국 경쟁력의 미래에 매우 중요하다"고 썼습니다.
문제는 AI와 암호화폐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데이터 센터'가 먹는 막대한 전기입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미국 내 데이터 센터의 전력 수요가 매년 15~20%씩 증가해 2030년엔 올해의 3배 가량인 130GW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는 미국 전체 전력 소비의 16%에 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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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자원 끌어써야" 재생에너지엔 호재━
오늘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러한 이유로 트럼프 집권 뒤 재생에너지 발전이 더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습니다.
트럼프는 그동안 재생에너지에 매우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왔지만, AI와 암호화폐를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재생에너지를 외면할 수 없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공화당 상원의원인 케빈 크레이머는 "재생에너지와 화석 연료를 포함해 가능한 한 많은 에너지를 생산해야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기업과 투자자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재생에너지로 데이터 센터에 전력을 공급하는 신생기업 크루소는 최근 6억 달러를 모금 받는 데 성공했고,
재생에너지 개발업체 인터섹트는 10년 안에 200억 달러 투자를 목표로 구글 등과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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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기후변화에 도움? 환경단체는 "허위광고"━
다만 이용 가능한 모든 에너지 자원을 끌어다 써야 하는 상황에서 여전히 기후의 미래는 걱정스럽습니다.
앞서 구글은 2030년까지 탄소중립을 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지난해 오히려 탄소 배출량은 전년보다 13% 늘었습니다.
이에 대해 구글은 "데이터 센터 에너지 소비로 인한 배출량 증가"라고 밝혔습니다.
일각에선 AI 기술이 기후위기를 분석해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는 분석도 내놓지만,
환경단체들은 "아무런 근거 없는 허위광고"라며 비판하고 있습니다.
윤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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