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계엄 선포의 정당성을 북한 도발에서 찾으려 한 정황은 또 있습니다. 방첩사령부는 비상계엄과 북한 도발에 따른 통합방위사태를 동시에 선포할 수 있다는 내부 문건을 작성했고, 계엄 당일엔 북한 오물풍선 위협이 심각하다며 갑자기 간부들까지 대기시켰습니다.
이어서 윤샘이나 기자입니다.
[기자]
국군방첩사령부가 지난해 작성한 '계엄사-합수본부 운영 참고 자료'라는 제목의 문건입니다.
계엄 선포부터 계엄사령부 운영 등에 대한 구체적인 시나리오가 담겼습니다.
민주당에서는 방첩사가 이 문건을 작성한 건 계엄을 미리 준비한 정황이라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부승찬/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10일 / 국회 국방위) : 왜 부대령에 없는 걸 합니까? 직무가 아닌 걸 합니까? 방첩사가 주도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것 아니에요?]
특히 문건에는 계엄과 통합 방위사태를 동시에 선포할 수 있다는 검토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적의 침투나 위협 발생 시 정부가 발령하는 통합 방위 사태는 통상 북한과 군사 충돌이 발생했을 때 내려집니다.
북한의 오물풍선 도발 등을 실체적 위협으로 강조하며 계엄 선포의 명분을 쌓으려 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계엄 선포 직전, 여인형 방첩사령관이 방첩사 지휘관들에게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를 큰 위협으로 강조해 온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이경민/국군방첩사령부 참모장 (지난 10일 / 국회 국방위) : 3일 오전에 일단 제가 받은 지시는 '지금 북한 오물 쓰레기 풍선 상황이 심각하다' 그러니까 지금 각처·실장들 오늘 음주 자제하고 그다음에 통신 축선 상 대기를 철저히 하도록 해라.]
북한은 지난 5월부터 7개월 동안 30여 차례에 걸쳐 오물풍선을 꾸준히 보내왔는데, 유독 계엄 선포 직전과 당일에 오물풍선의 심각성을 강조하고 간부들의 대기까지 지시한 겁니다.
당시 방첩사령관 등이 다른 의도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영상취재 김영묵 박재현 / 영상편집 강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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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샘이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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