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12.3 내란의 비선으로 지목된 노상원 씨는 자신의 수첩에 수거, 즉 납치 대상과 이들을 수용하고 처리할 방법까지 적어놨습니다.
◀ 앵커 ▶
노상원 씨가 이 사람들을 잡아 가두려 했던 비밀수용소가 국회에서 멀지 않은 주택가 건물이라는 사실을 MBC가 단독 확인했습니다.
이덕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은 수첩에 정치인, 언론인, 종교인, 노조, 판사, 공무원 등을 수거 대상으로 적었습니다.
수첩엔 이들을 체포한 뒤 수용할 방법에 대해서도 언급돼 있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그런데 MBC 취재진은 수방사 벙커 말고도 제2의 구금시설이 또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서울 신길동의 평범한 주택가.
국회에서 불과 2.5km, 차로 5분밖에 걸리지 않는 곳입니다.
이곳에 안을 들여다볼 수 없게 높은 담장과 철책으로 둘러싸인 비밀스러운 건물이 등장합니다.
모든 창문은 가림막을 설치하거나 종이를 붙여 가려놨습니다.
전두환 정권 시절 민주화 운동을 하던 인사들을 가두고 고문했던 남영동 대공분실을 떠올리게 합니다.
정문은 아무나 들어오고 나갈 수 없게 육중한 철문으로 막혀 있습니다.
철문 옆엔 '아트센터'라고 적혀 있습니다.
하지만 예술과는 전혀 상관없는 시설입니다.
이곳은 원래 대공 혐의점이 있는 탈북자들을 데려다 조사하는 곳입니다.
노상원 씨가 만든 비선 조직인 정보사 수사2단은 이곳을 체포한 사람을 가두고 심문하는 장소로 쓰려고 했습니다.
[시설 관계자 (음성변조)]
" 저는 그런 건 알지 못하고요."
방첩사 체포조가 정치인 등을 수방사 B-1 벙커에 수감하려고 했다면, 정보사는 이곳을 별도의 비밀 수용소로 쓰려고 했던 것입니다.
[전하규/국방부 대변인]
"그 수첩에 관련돼서도 국방부가 알고 있는 것은 없습니다만 관련 시설이 있거나 하지는 않는 것으로 압니다."
하지만 이 시설의 책임자는 이미 수사기관에 불려 가 조사를 받았습니다.
계엄 선포 직전엔 민간인 한 명과 심리전 담당 현역 군인 등 3명이 이곳에서 HID, 북파공작원 운용 계획을 논의했던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이 민간인은 내란 설계자로 지목되는 노상원 씨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MBC뉴스 이덕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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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영 기자(deok@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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