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이렇게 치솟은 환율과 어려운 경제를 두고 국민의힘은, 내란죄 피의자를 문제 삼는 게 아니라 탄핵 심판을 지연시키면서 불확실성을 증폭시켰던 한덕수 총리에 대해 야당이 탄핵소추안을 발의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죠.
최근 경제 불안의 원인이 내란이 아니라 야당에 있다는 주장인데요.
이런 주장을 그대로 퍼나르는 이들도 있는데, 과연 맞는 얘기인지, 팩트체크 에서 이준범 기자가 따져봤습니다.
◀ 리포트 ▶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은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민주당에게 환율 급등의 책임을 돌렸습니다.
[권성동/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탄핵 소추안이 발의되자마자 외환 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습니다."
어제 하루 원달러 환율의 변동을 확인해봤습니다.
어제 오전 1,455.2원으로 시작된 환율은 오전 10시 21분쯤 1,465.2원까지 올랐다가 잠시 안정화하면서, 오후 1시 반에는 1,463.1원까지 내려왔습니다.
그러다 오후 1시 35분 25초, 한덕수 대행이 예정에 없던 대국민담화를 시작했습니다.
[한덕수/국무총리]
"헌법재판관 임명 문제에 대하여 제가 가진 고민을 가감없이 말씀드리고자…"
국회가 추천한 헌법재판관의 임명을 하지 않겠다는 거였습니다.
[한덕수/국무총리]
"이러한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면, 국민의 대표인 국회에서 여야 합의가 먼저 이뤄지는 것이…"
한 대행의 발언이 시작되자 원달러 환율은 다시 오르기 시작했고, 오후 2시에는 1,464.5원까지 뛰었습니다.
같은 시간대 엔화의 달러 환율은 큰 변동이 없었다는 점에서 이 시각 원화 환율의 상승은 한 대행 담화의 영향으로 분석됩니다.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않겠다는 한 대행의 입장 표명이 정국 불안의 우려를 불러온 겁니다.
이후 민주당이 발의한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 보고된 오후 2시 7분 직후 1,463.7원을 기록한 환율은 결국 1,464.8원으로 마감했습니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은 야당의 탄핵 소추가 우리 경제 전반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권성동/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한덕수 대행 탄핵으로 조금 전에 말씀드린 바와 같이 환율, 물가, 그리고 대외 신인도, 수출 모든 부분에 있어서 먹구름이 드리우기 시작했습니다. 엄청난 타격을 지금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경제불안의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는 지난 한 달간의 환율 변동 추이를 보면 더 명확히 드러납니다.
지난 3일, 1402.9원으로 마감했던 환율은 그날 밤 비상계엄이 선포된 뒤 다음날 1410.1원으로 급등했습니다.
이후 윤 대통령에 대한 1차 탄핵소추가 무산되자, 1,437원까지 치솟았습니다.
그러다 1주일 뒤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직후 1,435원으로 떨어졌습니다.
지난 3일 2천5백 선을 기록했던 코스피지수 역시, 비상계엄 선포 이후 약세가 지속되면서 이제 2천4백 선이 깨질 상황에 놓였습니다.
이처럼 최근 경제불안의 원인은 윤 대통령의 반헌법적인 비상계엄이라는 것이 숫자로 증명된다는 점에서, 내란으로 비롯된 탄핵을 탓하는 건 무책임한 처사임이 분명합니다.
이준범입니다.
영상편집: 이유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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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이유승
이준범 기자(ljoonb@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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