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윤석열 대통령은 계엄 당시 중앙선관위에 계엄군을 투입한 것은 부정선거 의혹을 따져보기 위해서였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런데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만든 체포 명단 30명 중 상당수는 여론조사 담당 직원들이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게 나오는 것도 여론조사 조작 때문이라고 의심했던 건지, 이어서 연지환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3일 계엄군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곳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였습니다.
계엄군은 선관위 직원 30명을 체포할 계획이었습니다.
케이블 타이와 포승줄을 마련했고, 눈을 가릴 두건을 구하지 못하자 대신 신발 주머니를 준비했습니다.
체포 명단엔 소속과 이름이 담겼는데 상당수가 선관위 산하 여론조사심의위원회 직원들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보사령부 정모 대령은 수사기관에 "지난해 11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전달한 서류를 보고 여심위를 부서별로 3~4명 정도, 23명 이름을 메모했다"고 진술했습니다.
"부하들에게 여심위 23명의 이름을 불러 주었다"라고도 했습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선관위에 계엄군을 보낸 건 부정선거 의혹을 밝히기 위해서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전산시스템이 이렇게 엉터리인데, 어떻게 국민들이 선거 결과를 신뢰할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노 전 사령관이 만든 체포 명단에 선거의 투표나 개표와 관계없는 여심위 직원들이 무더기로 들어간 겁니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낮게 나온 게 여론조사 조작 때문이라고 의심하고 조사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됩니다.
실제 노 전 사령관은 구속되기 전 언론에 "아무리 노력하고 진정성 있게 해도 조작하는 여론인지 모르겠지만, 제대로 나오는 것이 아닌 것 같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헌법 기관인 선관위를 점거한 이유 중 하나가 윤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로 확인될 경우 또 한 번 파장이 예상됩니다.
[영상취재 홍승재 / 영상편집 유형도 / 영상디자인 최수진]
연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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