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어제 경찰이 마주친 대통령 경호처 인력들은 흔히 생각하는 경호원의 모습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대통령이 아닌 윤석열 개인을 경호하는 듯한 행태였다고 경찰 관계자는 밝혔습니다.
이승지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 리포트 ▶
오전 8시 2분,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철문이 열렸습니다.
하지만 공조수사본부 수사관들이 바로 관저를 향해 올라갈 수가 없었습니다.
버스 옆 통로를 경호원이 아닌 100여 명의 군인들이 막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모습이 수사관들의 눈에도 이상해 보였습니다.
일반 군복이 아닌 검은색 복장을 입었고, 마치 계엄군처럼 신원이 드러나지 않도록 이름표와 부대마크를 없앤 상태였습니다.
게다가 정면이 아닌 뒤편을 보고 있었습니다.
모두 앳된 얼굴, 나라를 지키려 입대했을 청년들이 대통령 경호라는 명목으로 마치 사병처럼 동원된 겁니다.
그래도 공조본은 수 차례 실랑이 끝에 경호처와 병사들의 1차, 2차 저지선을 뚫고, 관저 200미터 앞 3차 저지선까지 가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러자 이번엔 건장한 체격의 경호원 50여 명이 몰려나왔습니다.
앞선 경호원들을 믿었는지, 다소 얇은 옷차림에 급하게 뛰어나온 듯한 모습이었다는 게 경찰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다만 공조본이 초기에 이들을 제압하지 못했고, 경호처 사무직으로 보이는 사람들까지 모두 몰려나와 팔짱을 끼고 길을 막아섰습니다.
이때 경찰이 불법 행위를 잡아내기 위해 채증을 하자, 경호처 직원들은 마스크와 장갑을 끼는 등 당당한 경호원과는 거리가 먼 행태를 보였습니다.
그러면서도 공조본 측에는 '지금 불법을 자행하고 있다'며 오히려 경고를 했습니다.
이와 함께 55경비단 병사들을 다시 동원해 관저로 가는 또 다른 길을 막았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을 밀치거나 위력을 행사하는 게 아니라, 스크럼을 짜고 방어만 해 돌파하거나 끌어내 체포하기도 더 어려웠다면서, 재집행을 위해선 동선 등 더 치밀한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대통령 경호처는 "공수처 도착 시 대치가 격화될 것을 대비하여 경호처 직원들로 교체했다며, 의무 복무 병사들을 동원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MBC뉴스 이승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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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지 기자(thislife@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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