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런 날이 있겠나 싶었는데, 현실이 됐습니다. 현직 대통령을 체포하기 위해 수사기관이 최고 권력자가 사는 곳에 들이닥친 겁니다.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딱 한 달만으로, 보안시설인 대통령 관저가 고스란히 전 세계에 노출되는 초유의 일이 또 생겼습니다. 영장집행을 경호처가 강하게 막으면서 5시간 넘게 대치하다 돌아서긴 했습니다만, 어쩌다 대한민국이 이 지경까지 왔는지 답답한 마음이 앞섭니다.
오늘 이른 아침,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먼저 이낙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공수처와 경찰 수사관들이 무리 지어 언덕 길을 터덜터덜 내려옵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장 집행 시도는 5시간 30분 만에 무산됐습니다.
공수처와 경찰은 오전 8시쯤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도착해 진입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겹겹이 쌓인 경호처와 군 부대의 저지선을 뚫지 못하고 5시간 반만인 오후 1시 반쯤 철수했습니다.
경호처와 윤 대통령측 변호인들이 '불법한 영장'이라며 집행에 응하지 않자 되돌아선 겁니다.
공조본은 윤 대통령이 관저에 있는지 여부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윤 대통령 체포시도가 무산된 뒤 공수처는 강한 유감이라는 입장문을 냈습니다.
공수처는 "계속된 대치 상황으로 체포 영장 집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현장 인원들 안전이 우려돼 집행을 중지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법에 의한 절차에 응하지 않은 피의자의 태도에 심히 유감을 표한다"고 했습니다.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 수색 영장 유효기간은 사흘 뒤인 오는 6일까지입니다.
공조본은 영장 집행을 막아선 경호처장과 차장을 특수공무집행방해죄로 입건하고 내일 조사받으러 나오라고 통보했습니다.
TV조선 이낙원입니다.
이낙원 기자(paradis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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