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윤석열 대통령 체포를 둘러싼 상황이 기묘하고 석연치 않게 흐르고 있습니다. 그동안 체포를 막아온 혐의로 오늘(10일) 경찰에 출두한 박종준 경호처장이 조사 도중 갑자기 아침에 사표를 냈다는 사실을 알렸고 그게 또 바로 수리됐습니다. 저희가 경찰과 여권을 취재해 보니 박 처장이 나름의 '중재안'을 마련했는데 이게 수포로 돌아가자 사표를 던진 걸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을 윤 대통령과 측근들이 기획했을 가능성입니다. 박 처장이 경찰에 가자마자 윤 대통령 변호사는 '차장 직무 대행'을 언급하고 나섰고 마침 경호처 서열 2위·3위는 모두 '친윤 절대 충성파'입니다.
이런 가운데 경찰은 경찰대로 어제부터 대통령 관저에 대해 현장 답사를 시작한 걸로도 취재 됐는데, 먼저 박 처장의 갑작스러운 사의 소식부터 심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박종준 대통령경호처장이 윤석열 대통령 체포를 방해한 특수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경찰에 출석했습니다.
두 차례 걸친 소환에 불응하다 세 번째 소환일인 오늘 나타난 겁니다.
박 처장은 공조수사본부와 경호처 간 유혈사태가 없도록 중재하려 했지만 실패했다는 말부터 꺼냈습니다.
[박종준/대통령 경호처장 : 최상목 대행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드려서 정부 기관 간 중재를 건의 드렸고 또 대통령 변호인단에게도 제3의 대안을 요청한 바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에 맞는 답을 얻지는 못했습니다.]
경찰과 여권에 따르면 박 처장은 제3의 장소에서 윤 대통령이 조사를 받는 방안 등 중재안을 경찰에 타진하려 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박 처장은 경찰에 출석하기 전 최 대행에게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최 대행과 윤 대통령 측이 중재안을 거부하자 더 이상 자리를 지킬 이유가 없단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윤 대통령의 대변인을 자처하는 윤갑근 변호사가 박 처장이 경찰에 출석하자마자 "경호처장이 복귀할 때까지 김성훈 경호처 차장이 직무대행을 한다"는 입장문을 배포했습니다.
급작스런 입장문에 대통령이 전격 경질한 것 같다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결국 오후 4시쯤 사직서가 수리되면서, 박 처장은 관저로 다시 복귀할 수 없게 됐습니다.
박 처장의 경찰 출두와 동시에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가까운 강경파 김성훈 차장의 지휘가 곧바로 시작된 셈입니다.
박 처장은 오늘 경찰 수사를 피할 생각은 없었단 말도 남겼습니다.
[박종준/대통령 경호처장 : 경찰이 친정인 제가 경찰의 소환을 거부하고 수사를 받지 않는다면, 국민 누가 경찰의 수사를 받겠습니까.]
검찰이 친정인 검찰총장 출신 윤 대통령은 검찰의 소환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화면제공 오마이뉴스TV]
[영상취재 정철원 이완근 정재우 / 영상편집 지윤정]
심가은 기자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