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00세를 일기로 별세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국가 장례식이 워싱턴 대성당에서 치러졌습니다.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에 전·현직 미국 대통령 5명이 모두 참석했습니다.
정강현 특파원이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예포 소리와 함께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관이 의사당에서 옮겨집니다.
국가 장례식이 치러진 워싱턴 대성당에는 엄숙한 기운이 감돌았습니다.
조금 전 카터 전 대통령이 안치된 관이 이곳 워싱턴 대성당으로 들어갔습니다. 전·현직 미국 대통령 5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가 장례식이 엄수되는 중입니다.
생전 고인의 당부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이 추도사를 했습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 지미 카터와의 우정을 통해, 그리고 그의 삶을 통해, 진정한 힘은 지위나 권력이 아닌 훌륭한 인격에서 나온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전·현직 대통령들은 장례식 직전 비공개 회동도 했습니다.
정적으로 여겨지는 오바마 전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은 별도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제39대 미국 대통령인 카터는 1977년 백악관 입성 이후 후한 평가를 받진 못했습니다.
재임 당시 오일 쇼크로 물가가 치솟고, 이란 인질 사태 등으로 리더십이 무너져 결국 재선에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퇴임 이후 그의 생애는 더 빛나기 시작했습니다.
쿠바, 보스니아 등 분쟁지를 누비며 민간 외교를 펼쳤고 1994년 북한 1차 핵위기 당시 김일성과 담판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어려운 이웃에게 집을 지어주는 해비타트 운동의 중심에도 카터가 있었습니다.
2002년 노벨평화상까지 받게 된 배경엔 단 하나, 인권을 중시하는 그의 확고한 인본주의가 있었습니다.
[지미 카터/전 미국 대통령 : 미국은 항상 국내외에서 기본적인 인권을 지켜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의 역사이자 운명입니다.]
100세를 일기로 삶의 종착지에 도달한 카터는 자택이 있는 조지아주 플레인스에서 영면에 들었습니다.
카터 전 대통령의 좌우명은 '왜 최선을 다하지 않았는가'였습니다. 하지만 이곳 워싱턴 대성당을 가득 메운 조문 행렬은, 그가 지난 100세의 삶을 최선을 다해 살아냈음을 증언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영상취재 조셉리 / 영상편집 이휘수]
정강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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