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중심에는, 'VIP 격노설'의 장본인인 윤석열 대통령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있습니다.
박정훈 대령에게 집단 항명의 수괴란 혐의를 씌웠던 이 전 장관은 호주대사로 임명돼 출국하면서 도피 논란까지 있었죠.
그런데 어제 박 대령이 무죄 판결을 받자, 이 전 장관 측이 당나라 군대라는 막말을 던졌습니다.
조희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2023년 7월31일, 예정됐던 채상병 사건 수사 결과 브리핑은 갑자기 취소됐습니다.
처음에는 보강수사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잠시 뒤 피의사실 공표 때문이라고 하더니, 다시 경찰 수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혼선은 대통령실 전화를 받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지시 때문이었습니다.
부당한 명령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던 박정훈 대령은 '집단 항명의 수괴'가 됐습니다.
국방부가 그렇게 몰아갔습니다.
[전하규/국방부 대변인 (2023년 8월 7일)]
"혐의 특정을 하지 말고 사실관계, 수사에 대한 사실관계 자료들만 넘기는 것이 타당하겠다…"
이 전 장관은 윗선 개입을 내내 부인했습니다.
[이종섭/당시 국방부장관 (국회 국방위, 2023년 8월 21일)]
"대통령실에서 저한테 이 조사 결과에 대해서 어떠한 지침을 제가 받은 게 없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의 격노'가 있었다는 진술이 공개되면서 거짓말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박정훈/해병대 대령, 전 수사단장 (김정민 변호사와 통화, 스트레이트 9월 3일)]
"'군 관련해서 화를 이것보다 더 낸 적이 없다. 가장 격노했다'면서 바로 '국방부장관 연락해' 이래가지고 막 꽝꽝꽝꽝 했다고 하길래 내가 정확하게 물어봤어. '사령관님, VIP가 이야기한 거 맞냐' 그랬더니 고개를 끄덕끄덕하시더라고."
국방부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외압 의혹'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되자 2024년 3월 4일 윤석열 대통령은 이 전 장관을 갑자기 호주대사로 임명했습니다.
그리고 6일 만에 호주로 출국했습니다.
[뉴스데스크 (2024년 3월 12일)]
"대사님 급하게 이렇게 출국하신 이유가 뭐에요?"
수사를 피해 도피했다며 '런종섭'이라는 오명까지 얻었던 이 전 장관은 결국 임명 한 달도 안 돼 사임했습니다.
박정훈 대령에 대한 1심 선고가 내려지자 이 전 장관 측은 사과나 반성 대신 "재판부가 항명죄를 다시 공부해야 한다"며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이제 대한민국 군대는 상관의 명령이 부당하다고 생각하면 따르지 않아도 항명이 아니고, 상관의 명령을 검토 없이 이행한 부하는 내란죄로 처벌된다"며 너무나도 당연한 얘기를 '당나라 군대'라고 조롱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12.3 내란 시도'를 막은 건 시민들과 함께 부당한 명령을 따르지 않은 장병들의 역할이 컸습니다.
MBC뉴스 조희형입니다.
영상편집 : 이유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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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 이유승
조희형 기자(joyhyeong@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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