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황정현 기자 = 최근 금값이 요동치면서 사금채취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사금채취는 하천이나 강바닥에 묻혀 있는 알갱이 형태의 금을 걸러내는 작업을 말합니다.
취재진은 추위가 채 가시지 않은 이달 초 국내 최다 회원 수를 보유한 사금탐사 카페 동호회원들의 사금채취 활동에 동행했는데요.
실제로 얼마나 채취할 수 있는지, 불법은 아닌지 궁금했습니다.
경기도 여주시 인근의 채취 현장에 도착하자 동호회원들은 가슴까지 올라오는 장화를 신고 팔뚝을 덮는 고무장갑을 낀 채로 하천 바닥을 들여다보기 시작했습니다.
얼굴만 한 크기의 탐사경으로 하천을 비추자 마치 안경을 낀 것처럼 내부가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운 좋게도 도착한 지 5분여 만에 쌀 한 톨 크기의 금을 찾았는데요,
간신히 눈에 띌 정도로 작은 조각이었지만 물속에서 또렷하게 반짝였습니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하천 바닥에 금이 묻혀 있었다니 믿기 어려웠는데요,
의외로 금을 찾는 방법은 단순했습니다.
탐사경으로 물속에서 금이 있는 위치를 확인하고, 수동 펌프로 모래를 빨아들인 뒤에 오목한 모양의 패닝 접시에 옮겨 담아 휙휙 돌려 걸러내면 끝입니다.
비중이 큰 금만 바닥에 남게 되는 원리인데요.
직접 체험해보니 모래와 금 알갱이를 구분하는 것부터 쉽지 않았습니다.
숙련된 기술이 필요했고 상당한 체력과 시간도 필수였는데요.
신입 회원 A씨는 "다슬기 잡기나 낚시처럼 자연 속에서 즐기는 취미생활로 생각하면 여유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2시간 동안 찾아낸 금의 양은 약 0.2g.
한국금거래소에 확인한 결과 순도(금 함유량) 92%로 측정된 진짜 금이었습니다.
동호회 활동명 '유진아빠'는 "우리나라는 금맥이 잘 발달한 곳"이라며 "강원도 홍천과 정선, 충북 영동 등을 중심으로 전국 어디에 가나 금이 많다"고 전했습니다.
'황금의 나라' 신라시대 때 금의 출처 역시 강 내에서 채취한 사금이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활동명 '마노 씨는 그러나 "일확천금을 노린 사금채취는 금물"이라며 "차라리 돈을 생각한다면 정식 허가를 받아 사금광을 하는 게 낫다"고 조언했습니다.
시간 대비 채취되는 양 자체가 워낙 적은 데다 많은 금을 찾겠다며 하천의 물길을 바꾸거나 토사를 임의로 퍼가게 되면 '하천법'에 위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관련 부처에 따르면 사금채취는 자칫 '광업법'에도 저촉될 수 있다고 하는데요.
광업법에 따르면 정부 허가를 받아야 광물 채굴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물속에 있는 소량의 사금이 채굴 대상 광물에 해당하는지는 따져볼 여지가 있습니다.
또한 국내에서 이색 취미활동으로 자리 잡은 지 10년이 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마냥 불법으로 규정하기는 어려워 보이는데요,
불법 소지를 최대한 줄이려면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한두 번 정도만 경험해보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영상으로 보시죠.
기획·구성: 황정현
촬영: 이동욱
편집: 백지현
swee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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