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생태계의 파수꾼이라 불리는 꿀벌이, 이상 기후와 질병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양봉농가뿐 아니라, 과수 농가도 속수무책이라고 하는데, 서일영 기자가 그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전남 함평의 한 양봉농장.
꿀벌통을 열어보니 이미 죽었거나, 곧 쓰러질 듯 비틀거리는 벌만 가득합니다.
벌이 사라지면서 300여 개의 벌통이 3년 만에 20여 개로 줄었습니다.
이제는 벌이 한 마리도 남지 않은 빈 벌통들은 혹시 모를 바이러스에 대비해 소각되거나 이렇게 소독을 기다리며 쌓여있습니다.
[장필중/10년차 양봉업자]
"상심이 크죠. 이걸 계속 해야 될지 말아야 될지 그래서 저도 마찬가지지만 다른 농가들도 저랑 똑같이 이렇게 답답한 마음으로…"
실제 전남 양봉농가 2천 3백여 곳에서 벌통 개수가 급격히 줄고 있습니다.
벌통 1개엔 2만여 마리의 꿀벌이 생활하는 것을 감안하면, 매년 수억 마리의 벌이 사라지고 있는 겁니다.
심각한 건 해충인 '응애'로 인한 바이러스나 기후변화, 농약으로 인한 환경 오염 등 다양한 요인이 추정될 뿐 아직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재업/함평양봉협회지부장]
"첫째 벌이 왜 죽었는가. 그 원인을 좀 알았으면 답답하지가 않는데 원인을 모르니까… 최고 벌 농가로서는 지금 답답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꿀벌 보기가 어려워지면서 꿀 수확 철을 앞두고 벌집 가격은 치솟고 있습니다.
[정대범/양봉업자]
"지금 전국적으로 벌 가격이 작년에만 해도 한 30만 원 정도 갔어요. 그런데 지금은 40만 원씩 해도 벌이 없고… 팔고 싶어도 벌이 없습니다. 벌이 지금 다 없어지고 있는 상태고…"
양봉농가뿐 아니라 수분을 위해 벌을 임대하는 과수농가도 울상입니다.
꿀벌의 꽃가루받이 기여도가 높은 수박과 딸기 등 16개 작물의 생산비 증가로 밥상 물가에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이처럼 반복되는 피해에도 벌 피해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MBC뉴스 서일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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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일영 기자(10seo@mokpo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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