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3월에 때늦은 폭설이 찾아오면서 올해는 산불 걱정을 조금 덜 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되레 전국 곳곳에서 평년보다 더 크게 산불이 번지고 있습니다.
왜 그런 건지, 또 언제쯤 비가 내릴지 박상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불과 열흘 전, 폭설에 도로는 마비됐고 시설물은 무너졌습니다.
하지만 수십cm의 눈이 무색하게 전국 곳곳은 금세 바싹 말랐습니다.
30cm라는 많은 양의 눈이라도 비로 환산하면, 물의 양은 30mm 수준에 불과합니다.
얼음 알갱이는 물보다 부피가 클 뿐 아니라, 결정 사이사이 공기층도 있어 강수량으로 치면 그 양이 미미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 폭설 직후 기온이 확 올라 눈이 빠르게 녹았습니다.
게다가 비도 거의 안 온 터라 땅이 바짝 말라 있습니다.
최근 2주간 전국 강수량은 평년의 40% 수준에 그칩니다.
특히 남부지방이 더 심각한데, 현재 대형 산불이 난 경남과 울산의 경우, 강수량이 평년의 5분의 1도 안 됩니다.
여기에 강한 바람은 불씨를 계속 확산시켰습니다.
[권춘근/국립산림과학원 산불전문조사관 : 바람이 강하면 강할수록 산불 확산 속도는 매우 빨라지는 특성이 있습니다. 바람이 불지 않을 때랑 6㎧ 정도 불었을 때 비교해보면, 확산 속도는 약 25배 이상 빠른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큰불이 난 곳들은 대부분 침엽수인 소나무로 둘러싸여 피해를 키웠습니다.
사시사철 잎을 달고 있는 침엽수가 언제든 연료가 될 수 있는 겁니다.
또 화재 시 단풍나무 등 활엽수보다 더 많은 열에너지를 방출하고, 오래 지속됩니다.
문제는 앞으로입니다.
충청과 전라, 경상 일대는 산불 경보 단계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에 수도권과 강원, 제주도도 경계 단계입니다.
[김병권/기상청 예보분석관 : 26일 수요일까지 건조한 바람이 지속적으로 불겠습니다. 이로 인해 대기는 매우 건조한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나마 수요일 오후부터 비 소식이 있지만, 남해안에만 5mm 미만의 약한 빗방울이 떨어집니다.
목요일, 이 비는 전국으로 확대되지만 기상청은 많은 비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영상취재 김진광 / 영상편집 김영선 / 영상디자인 한영주 신하경 / 영상자막 홍수정]
박상욱 기자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
댓글 블라인드 기능으로 악성댓글을 가려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