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발생한 대형 땅 꺼짐(싱크홀) 사고로 매몰된 30대 남성이 17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그런데 사고에 앞서 명일동 일대에 "지반침하 위험이 있다"는 경고가 나왔던 거로 확인됐습니다. 인근에서 진행된 다른 공사 때문에 이미 지반침하 현상이 발견되고 있었다는 건데, 취재진이 해당 보고서를 입수했습니다.
━━━━━━━━━━
서울 강동구 명일동의 한 사거리에 거대한 구멍이 생겼습니다.
지름 20m 깊이 20m짜리 땅 꺼짐, 이른바 싱크홀입니다.
30대 오토바이 운전자는 갑자기 나타난 싱크홀을 미처 피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오늘(25일) 오전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 일대에선 지하철 9호선 연장 공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앞서 진행된 서울세종고속도로 지하 구간 공사와 겹치는 구간이기도 합니다.
각종 공사가 지하에서 벌어지고 있어 이미 싱크홀에 대한 경고가 있었던 거로 파악됐습니다.
공사가 본격 시작되기 전인 지난 2021년 4월 서울시청에 접수된 보고서입니다.
한국터널환경학회는 '9호선 연장 공사가 서울세종고속도로 지하터널에 근접하여 통과하니 시공 안정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이미 고속도로 터널 건설 과정에서 지반침하와 건물 손상 등 현상이 발견됐다'는 겁니다.
[이찬우/한국터널환경학회장]
"고속도로 현장 공사를 하면서 이미 지반이 상당히 약화됐을 것이고. 주택도 균열이 가고 기울어지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또 공사를 하게 되면 이건 가중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특별히 감시 감독을 제대로 하고 모니터링도 제대로 하라…"
지하 공사 때 지하수를 빼내면서 연약한 토사물이 유입되고, 이 때문에 전체적으로 지반이 약해졌다는 분석입니다.
이런 사전 경고를 서울시청이 실제 공사 때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조치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서울시는 9호선 연장 공사를 중단하고 사고 원인 등을 파악할 예정입니다.
오늘 저녁 6시 30분 뉴스룸에서 자세히 전해드리겠습니다.
[화면제공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양부남 의원실]
[영상취재 정철원 정상원 이완근 김대호 / 영상편집 이지혜]
정해성 기자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
댓글 블라인드 기능으로 악성댓글을 가려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