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화마가 덮친 경남 산청의 마을은 참담하기 그지 않습니다.
오래 일궈온 농장은 재만 남았고, 대피소에서 지내는 주민들은 언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김태석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경남 산청 산불로 가장 피해가 심한 중태마을.
마을 안 집들은 곳곳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중학교 때부터 이곳에 산 최순철 씨.
추억이 담긴 앨범과 가재도구 등 살림들이 사라졌습니다.
화재 당시 혼자 있던 어머니가 다치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최순철/산청군 중태마을 주민]
"약하고 휴대전화하고 그것만 챙겨 가고, 옷이고 뭐고 사실 아무것도 다 타 버리고…"
15년 전 귀농해 감 농사를 하는 정병은 씨는 농장이 산불에 타버렸습니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농장 수습을 어떻게 해야 할지 답답하다고 말합니다.
[정병은/산청군 중태마을 주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는데, 최대한 빨리 좀… 지원할 것 있으면 지원해 주고, 철거할 것 있으면 철거해 주고…"
갑자기 닥친 산불에, 급히 대피하다 차를 잃은 주민도 있습니다.
[정정희/주민]
"집은 간신히 살렸는데, 그랬는데 와 보니까 차가 이 모양이 돼 있었던 거라. 우리 아들은 자기 차가 불이 났는지 몰랐는지…"
단성중학교에 마련된 주민대피소.
86살 김필순 씨는 헬기 소리만 들어도 산불이 떠올라 편히 쉴 수 없다고 합니다.
[김필순/산청군 국동마을 주민]
"나 비행기(헬기) 소리만 들어도 겁이 난다. 처음에는 내가 죄지은 것 같아. 여기가 펄떡펄떡 하더라. 불 그걸 보고 나니까…"
79살 정윤순 씨는 불을 끄다 숨진 산불진화대원 소식에 가슴이 아프다고 말합니다.
[정윤순/산청군 국동마을 주민]
"꽃 피는 나이로 안타깝게 되고… 그게 너무 가슴이 아파, 너무. 부모의 입장은 똑같거든."
자원봉사자들은 본인의 마을이 피해를 입고 집 걱정이 되는데도 피란민들을 돕고 있습니다.
[강정숙/대한적십자사 봉사회 산청군협의회장]
"하루 종일 배식을 하면서, 하루에 500인분을 세 번의 식사를 저희들이 준비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닷새째 이어지고 있는 지옥같은 상황이 빨리 끝나기를 손꼽아 기다리며 하루 하루를 버티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태석입니다.
영상취재: 박경종(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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