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삭 망했수다 >
[기자]
말 그대로 '폭망'했다는 뜻이죠. 어제(2일) 국민의힘이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하면서, 전한길 씨의 영향력에 대한 회의론이 급속하게 퍼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공교롭게도 전한길 씨가 지원에 나섰던 후보들이 모두 선거에서 졌기 때문인데요.
충남 아산시장, 경남 거제시장은 직전 단체장들이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었던 곳이라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섰지만 충남 아산은 17%p, 경남 거제는 거의 20%p에 가까운 큰 격차로 패배했습니다.
거제시장 선거 유세 장면 한 번 보겠습니다.
[전한길/한국사 강사 : 용산에 계시는 윤석열 대통령께서도 거제시장이 과연 박환기가 됐나, 안 됐나 관심 있게 지켜보실 겁니다. 박환기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윤석열 대통령을 살리는 길이고, 그것이 바로 대한민국을 살리는 길이고…]
[앵커]
특히 경남 거제는 보수의 텃밭으로 불리는 곳인데 크게 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또 비슷한 곳이 있습니다. 정당 선거는 아니었지만 부산 교육감 선거인데요.
전씨와 손현보 목사, 이른바 '여의도파'의 핵심 멤버로 알려져 있죠.
이 두 사람이 적극적으로 선거 지원에 나섰지만, 보수 진영 후보가 약 11%p 격차로 진보 후보에게 크게 졌습니다.
참고로 전한길 씨는 그동안 전광훈 목사와 더불어 이른바 '쌍전'이라고 불리며 상당한 존재감을 과시했지만, 그래서 많은 후보들이 앞다퉈 도와달라고 러브콜을 보냈지만, 이번 선거를 통해 그 영향력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점이 드러난 것 아니냐 이런 분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이 정도면 국민의힘 안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올 것 같은데요.
[기자]
앞서 리포트에서 보셨지만 당 지도부에서는 '졌지만 패배는 아니다' 이런 식의 입장을 보였죠.
다만 당내 친한동훈계 입장에서는 '그것 봐라, 이렇게 될 줄 몰랐나' 이런 반응을 내놓고 있습니다. 직접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윤희석/전 국민의힘 대변인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 전한길 씨가 부산역 광장부터 시작해서 쭉 전국을 돌면서 이 사람 정말 대단한 사람인 것 같았고 레거시 언론에서도 그 사람 출연시켜서 여러 가지 얘기를 했잖아요. 아무런 효과가 없잖아요. 마이너스 효과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거를 꼭 (선거 결과로) 맞아봐야, 데이터로 봐야 알았냔 말이에요.]
[앵커]
맞아봐야 아느냐, 이런 얘기를 했군요. 오늘 키워드에 '폭삭'을 강조해 놨는데 그 이유가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공교롭게 전한길 씨의 또 다른 소식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요새 인기 있는 드라마죠. '폭싹 속았수다' 이 드라마에 전한길 씨가 학원 강사 역으로 특별출연했는데 그 장면이 모두 통편집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아무래도 계엄을 옹호하면서 "나는 계몽됐다" 이야기하고 또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이런 극우적인 행동이 드라마 제작사 측에서는 불편하게 보였다는 분석이 있는데요.
특히 야권 성향의 커뮤니티에서는 만약 전한길 씨가 그대로 드라마에 나왔으면 드라마 제목인 '폭싹 속았수다'가 아니라 '폭싹 망했수다'가 될 수 있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제작사 측에서는 정치적인 어떤 의도로 한 건 아니다, 해명했습니다.
"전한길 씨 특별출연한 것은 사실"이다. 다만 "보다 수준 높은 작품을 보여드리려 다양한 편집과 재촬영을 진행"했다고 얘기했는데 '보다 수준 높은 작품을 보여드리려' 이 문구에 뭔가 함축적인 의미가 들어있는 거 아니냐,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성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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