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하는 수재민들
(구례=연합뉴스) 8일 오전 전남 구례군 구례읍에서 수재민들이 119 구조대 보트를 타고 탈출하고 있다. 광주전남 지역은 이틀간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도로가 잠기고 산사태로 인명 피해가 발생하는 등 비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2020.8.8 [구례군 제공.재판매 및 DB금지] minu21@yna.co.kr
(구례=연합뉴스) 장아름 천정인 기자 = "육십 평생 이런 일은 처음이에요. 39년 전 태풍으로 섬진강 제방이 무너졌을 때보다 더해요."
남부 지방에 폭우가 내린 8일 오후 전남 구례군 구례읍 일대가 물바다로 변했다.
마을을 감싸며 고요히 흐르던 섬진강 하천은 금방이라도 범람할 듯 거센 물살을 내뿜었고 수변 공원과 자전거도로는 흙탕물에 잠겨 자취를 감쳤다.
2∼3층짜리 건물이 빼곡한 구례 5일 시장 거리는 걸어서는 이동할 수 없을 정도로 잠겨버렸다.
얕은 곳은 성인 허벅지 높이지만 가슴까지 푹 빠지는 곳도 있어 소방대원들이 빨간 보트를 이용해 주민들을 구조하고 있었다.
보트가 지나갈 때면 숙박업소나 상가 건물 위층에서 "살려주세요"라고 외치는 목소리가 들렸다.
투명한 비닐봉지 하나를 움켜쥐고 보트에 오른 정모(63·여)씨는 "2층에 살아서 안전할 줄 알았는데 밤에 비가 더 온다고 해서 지나가는 보트를 향해 도움을 청했다"고 말했다.
다급하게 나온 듯 정씨의 봉지에는 가벼운 옷가지와 소지품이 담긴 것으로 보이는 작은 가방이 무질서하게 구겨져 있었다.
정씨는 "평생 이런 일은 처음이다. 황당하다는 말 밖에 안 나온다"고 한숨을 쉬었다.
물에 잠긴 구례읍
(구례=연합뉴스) 8일 오전 전남 구례군 구례읍이 폭우로 불어난 섬진강 물에 잠겨 있다. 광주전남 지역은 이틀간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도로가 잠기고 산사태로 인명 피해가 발생하는 등 비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2020.8.8 [구례군 제공.재판매 및 DB금지] minu21@yna.co.kr
SUV 차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