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피소에 모인 전남 구례 주민들
(구례=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8일 오후 전남 구례군 구례읍 구례여중에 마련된 대피소에서 이재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20.8.8 iny@yna.co.kr
(구례=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비는 이제 지긋지긋합니다. 하늘이 무심하네요"
연이틀 쏟아진 폭우로 섬진강 물이 넘쳐 순식간에 보금자리를 잃어버린 전남 구례군 이재민들의 표정에선 깊은 근심이 드러났다.
대피소가 마련된 구례여중 강당에 모인 200여명의 이재민은 급히 빠져나온 듯 단출한 옷가지 몇가지만이 전부였다.
침수가 시작된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물이 빠지지 않은 상황에서 비가 더 온다는 소식에 걱정은 더욱 커졌다.
흙탕물 천지가 된 집 내부와 수습할 일을 생각하면 눈앞이 캄캄하고 막막하기만 했다.
강아지만 보듬고 맨몸으로 빠져나왔다는 유영심(66) 씨는 "처음엔 실내체육관으로 대피했다가 거기도 위험하다고 해 다시 대피소를 옮겼다"며 "불안해서 잠도 안 올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기숙사에 사는 손자가 왔는데 다시 기숙사로 가져갈 옷 하나 챙기지 못했다"며 "어쩌면 좋을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대피소 한쪽엔 담요와 속옷, 생필품 등이 들어있는 긴급구호용품이 급히 공수됐다.
이재민들은 코로나19 집단 감염 예방 수칙에 따라 발열 체크와 신원 확인 등을 거쳐 긴급구호용품을 지급받았다.
딱딱한 강당 바닥에 앉아있던 이들은 그제야 패드를 바닥에 깔고 몸을 뉘었다.
아쉬운대로 잠자리를 잡았지만 쉽게 잠자리에 들진 못했다.
삼삼오오 모여 현지의 처지를 탄식하거나, 대피소 대형 스크린을 통해 흘러나오는 뉴스를 지켜보며 깊은 한숨만 내쉬었다.
일부는 방송 뉴스에 자신들이 살던 구례 지역의 침수 피해 현장 모습이 나오자 "아~~ 어떡해 어떡해!" 하며 울먹이면서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건축 목재 판매상인 정남호(58) 씨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