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 안 납니다" "기억이 안 나요" "기억이…"
지난 2007년 곤잘레스 미 법무장관은 검사 무더기 해임과 관련해 의회에서 "기억이 안 난다"는 대답을 일흔한 번 했습니다.
언론은 "그가 진짜 잘못했거나 진짜 바보"라고 비꼬았습니다. 그는 넉 달을 버티다 결국 물러났습니다.
고백과 성찰의 시인 구상도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들만은 호되게 꾸짖었습니다.
"그것은 그대들의 양심이 마비된 증표요, 그대들이 멸망으로 가는 싹수다"
지난 한 주도 굵직한 뉴스가 많았습니다만, 저는 추미애 장관의 국감 답변이 각별히 기억에 남습니다.
그는 아들 휴가와 관련해 보좌관에게 부대 장교 전화번호를 알려준 사실을 "기억하지 못한다" 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설 쓰시네" 발언에서 오히려 더 나갔습니다.
"정말 이건 장편소설을 쓰려고 했구나…"
여당 의원도 곤혹스러워합니다.
"또 소설 얘기를…"
이제는 익숙해지기까지 한 장면들입니다. 하지만 '이해하기 어렵다'의 수준을 넘어 '무섭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웃기지만 무서운 현실속의 '블랙코미디'를 보는 듯 하지요.
그런데 또 한편의 블랙코미디가 있습니다. 라임펀드 사기혐의로 구속된 김봉현씨가 이른바 '옥중 입장문' 이란 걸 냈습니다.
야당과 검찰을 상대로 술 접대를 하고 로비를 했는데 검찰이 이 사실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러자 법무부가 득달같이 나섰습니다. 윤석열 총장이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윤총장을 공격하고 나선 겁니다.
한발 더 나아가 추장관은 윤석열 총장 가족이 관련됐다는 의혹이 있는 사건 전반에 대한 수사지휘권까지 발동했습니다.
이 역시 의혹이 있다면 풀어야겠지만 그 방법과 시기가 또 절묘합니다.
그동안 여당 정치인 이름이 줄줄이 나올 때는 아무 반응이 없던 법무부가 기다렸다는 듯 윤총장 쪽으로 화살을 겨누는 이 블랙코미디에 국민들은 무슨 생각이 들까요? 궁금하고 어리둥절하다가 갑자기 무섭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요?
물론 김씨가 사기혐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