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권애리 기자의 친절한 경제 시작합니다. 권 기자, 어제(26일) 이른바 '한국형 양적완화' 대책이 발표됐는데 이게 우리 한국은행이 여태까지 해 본 적이 없는 그런 조치라면서요?
<기자>
네. 미국이 이번 주에 내놓은 양적완화가 얼마나 전례 없는 수준의 조치인지 그제 친절한 경제에서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요, 한국은행도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보는 수준의 통화정책을 들고 나왔습니다.
지금과 여러 가지 조건이 크게 달랐던 IMF 시기는 그렇다 치고, 금융위기 때도 이거는 못 꺼냈던 카드입니다.
뭘 하기로 했느냐, 다음 달부터 3개월 동안 금융회사들이 발행하는 환매조건부채권이란 채권들을 무제한으로 사주기로 했습니다.
이 얘기는 금융기관들, 은행이나 증권사들에게는 6월까지 조건 없이 돈을 공급하겠다는 얘기입니다. "은행들이 돈이 모자란다? 그러면 우리가 줄게요." 이걸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하겠다는 겁니다.
<앵커>
어떤 효과를 기대하고 이렇게까지 나서는 건가요?
<기자>
일단 원칙적으로는 결국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 기업, 가계에 돈이 돌 수 있도록 간접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얘기입니다.
지금 기업들이 제일 두려워하는 것은 부도입니다. 파산이죠. 파산은 어떨 때 하느냐, 빚을 못 갚으면 하게 되죠.
내가 만약에 이번 주에 매출이 0입니다. 늘 잘 갚던 원리금 이번 달 치를 못 갚게 됐다고 친다. 그러면 나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들로부터도 돈을 못 받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는 은행은 난 정말 갚을 건데, 아무리 얘기해도 듣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갑자기 찾아온 위기만 아니어도 건실한 편이었던 가게나 기업까지도 부도가 날 수 있는 상황인 겁니다.
그런데 은행들, 증권사들, 금융기관들이 앞으로 3개월 동안 돈을 필요할 때마다 공급받을 수 있다. 그러면 금융사들이 자금 회수가 안 될지 모른다는 공포를 느낌으로써 시작되는 신용경색, 돈줄 막히는 일이 덜 벌어질 수 있습니다.
은행이 나한테 다음 달엔 꼭 갚아라 하고 넘어가 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