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ns에서 화제가 된 사진 한 컷. 고층 아파트 중간이 뻥~뚫려있다? 알고보니 설계 당시 놀이터로 쓰이던 공간이란다. 이 사진을 찍은 사람을 수소문해보니, 전국을 돌아다니며 아파트 사진만 찍는 자칭 '아파트 덕후'였는데! 감성 가득한 사진과는 달리(?) 직업은 3D프린터를 만드는 공학도. 그의 사진 속에는 아파트만큼 키가 크고 울창한 나무들, 낡은 안내판, 오래된 살림살이 등 세월의 흔적이 진하게 남아있는 공간들로 가득차있다. 어느날 문득 본인이 오래 살아온 주공아파트 사진을 남겨야겠다고 생각한 것을 계기로, 전국에 있는 노년의 아파트들을 순회하기 시작했다고. 특히 재건축을 앞둔 아파트의 경우 철거되기 전까지 몇번씩 방문해 계절과 밤낮에 따라 달라지는 풍경들을 남긴다고 한다. 아파트 단지 내에 우뚝 서 있는 대형 굴뚝, 물을 끌어올리던 수조타워 등 7~80년대 아파트에 남아있는 시설들이 그의 단골 피사체다. 취미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사진집까지 낼 정도로 많은 사진들이 모였고, sns에서 그의 사진을 기다리는 팔로워도 부쩍 늘었다. 언젠가는 유럽의 유서 깊은 아파트들을 모두 찍어 보고 싶다는 '아파트 덕후'와 함께 원로 건축가 조성룡 씨를 만나봤다.